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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한 긴장속 우크라 독립기념일…항전의지·서방결속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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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한 긴장속 우크라 독립기념일…항전의지·서방결속 재확인
우크라, 러 대규모 공격 예상에 공식행사 없이 조용히 넘겨
미·영 추가 군사지원 발표…러, 여론전 및 내부통제 주력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공교롭게도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지 6개월이 된 24일(현지시간) 독립 31주년을 맞았다.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의 '브레인'으로 불린 극우 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이 차량 폭발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의 대규모 공격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수도 키이우에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흘렀다.
우크라이나는 최후까지 싸워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다졌고, 미국과 영국이 추가 군사지원 패키지를 발표하는 등 서방의 지원 약속이 줄을 이었다.


◇ 젤렌스키, 돈바스·크림 수복 의지 재천명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아침 일찍부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는 공습경보가 울렸으나 실제 공격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성명에서 "민간 목표물과 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공습과 미사일 공격이 우려된다"며 "공습경보를 무시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전역에서는 독립기념일 관련 대규모 공개 행사와 집회가 모두 취소됐다. 키이우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광장에 전시된 파괴된 러시아 탱크를 구경하고 사진을 찍으며 독립을 기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방송 연설에서 끝까지 싸워 승리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그는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2월 24일 우리는 가능성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8월 24일 우리는 독립기념일을 축하하고 있다"며 전쟁의 끝은 평화가 아니라 승리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그 길이 어떤 것이든 동부 돈바스(루한스크주와 도네츠크주)와 크림반도를 되찾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 미, 단일 최대 규모 지원책 발표…서방 지원 약속 줄이어
서방은 대규모 추가 지원 패키지로 우크라이나를 응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공 방어 시스템을 비롯해 소형 무인기 요격체계(CUAS)와 포병 시스템, 레이더 등 29억8천만 달러(약 4조 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 방침을 발표했다.
미국이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군사적 지원은 모두 106억달러(13조4천억 원)에 달하며, 이번 발표는 단일 지원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키이우를 깜짝 방문해 드론 2천 대와 탄약 등 5천400만 파운드(약 850억 원) 규모의 군사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존슨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협상을 위한 어설픈 계획을 추진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는 언제까지나 필요한 만큼 나토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약속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등도 우크라이나의 독립기념일을 축하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세계 각국에서도 현지 우크라이나인과 각국 시민들이 모여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집회가 열렸다.


◇ 맞불 여론전 나선 러 "서방 지원이 분쟁 장기화 초래"
러시아는 이날 세계의 이목이 쏠린 키이우에 미사일을 날리는 대신 맞불성 여론전에 집중했다.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계속해서 퍼주고 있다면서, 이 같은 지원이 분쟁의 장기화와 희생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러시아 언론에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와 핵시설 협박, 생화학무기 사용에 이르기까지 갈수록 커지는 우크라이나의 욕망에 유럽이 계속 무관심하다면 결국 우크라이나의 자멸과 서방에 대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러시아는 야권 인사인 예브게니 로이즈만 전 예카테린부르크 시장을 구금하는 등 내부 통제를 강화했다. 로이즈만 전 시장은 2013년 시장에 당선된 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집중적으로 비판해온 인물로, 이번 전쟁을 '특별 군사작전'이 아니라 '침공'이라고 부른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핵 재난 우려가 끊이지 않는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서도 이날 특별한 군사행동이 포착되지 않았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협상이 잘 된다면 수일 내 원전 방문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jo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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