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제보] 2년쓴 세라믹식탁 갑자기 '펑'…강화유리 산산조각
세라믹식탁 강화유리 파손 사고 잇따라
전문가 "제조공정의 문제…엄격한 품질관리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세라믹 식탁이 이유 없이 '펑' 터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2년 전 국내회사의 세라믹 식탁을 구입했던 A씨는 지난 7일 아무런 충격도 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식탁 상판이 스스로 깨지며 산산조각이 나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A씨는 "주방에서 갑자기 '펑' 하는 소리가 들려 달려가 보니 세라믹 식탁 상판 하부의 강화유리가 산산조각이 나 있었고 식탁 주변 바닥과 의자에 유리 파편이 널브러져 있었다"면서 "당시 식탁 근처에 사람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후 A씨는 고객센터를 통해 파손된 제품의 환불을 요청했다. 하지만 상담원은 회사 방침상 환불은 해 줄 수 없다며 식탁 상판만 다른 제품으로 교환해 주겠다고 했다.
결국 강화유리가 부착돼 있지 않은 통 세라믹 상판으로 교체했지만, 이번에는 식탁 상판을 두드리거나 접시를 올려놓을 때 소리가 크게 울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A씨는 이 부분에 대해 고객센터에 다시 문제를 제기했지만 "제품에 하자가 없으니 그냥 쓰라"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했다.
A씨는 "상판을 수거해 간 기사에 따르면 세라믹 식탁의 강화유리가 저절로 '펑' 터지는 사고가 종종 일어난다고 한다"면서 "'내구성이 좋고 열에 강한 자재'라며 평생 쓸 식탁처럼 홍보하고 판매한 뒤 사고가 나면 환불도 해 주지 않는 업체의 대응 방식에는 문제가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사고가 난 식탁은 4.5㎜ 두께의 세라믹 상판에 8㎜ 강화유리가 붙어 있는 제품이다.
회사 측은 "강화유리 제작 공정의 불순물과 지속적인 충격 등에 따른 균열 때문에 강화유리가 스스로 깨지는 자파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강화유리를 덧댄 일부 모델은 이미 단종된 상태며, 현재 통 세라믹 제품만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소비자원 분쟁 해결기준에 의거해 구입 1년 이내인 제품에 대해서는 무상 교환·환불해 주고 있으며, 2년 이내인 제품에 대해서는 통 세라믹 상판으로 무상 교체해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라믹 식탁이 저절로 깨지는 사고는 이 회사 제품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지난달 경기도 파주의 한 가정집에서 국내 한 가구사의 세라믹 식탁 상판 강화유리가 산산조각이 나면서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앞서 서울의 한 가정집에서도 또 다른 회사의 세라믹 식탁이 저절로 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한국소비자원에는 2019년 2건, 2020년 9건, 2021년 15건, 올해 7월까지 3건 등 최근 4년간 총 29건의 세라믹 식탁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A씨 사례처럼 식탁이 파열되거나 파손, 꺾여지는 등의 피해를 본 경우가 23건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제조 공정의 문제로 인한 제품 불량 때문에 이런 사고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기동 군산대 신소재공학과 명예교수는 "강화 공정에서 생기는 유리 내외부의 응력이 불균일할 경우 식탁을 사용하면서 가해지는 힘에 의해 주로 테두리에 미세한 균열이 생성되고 이것이 일정 크기로 커지면 갑자기 유리가 파괴되는 현상이 일어난다"면서 "제조업체의 강화유리 품질관리가 제대로 되어야 이런 사고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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