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경제난' 아프간, 1년간 사립학교 400곳 문 닫아
학생은 교육 기회 잃고 교사는 실직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경제난이 심각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지난 1년간 사립학교 400여 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톨로뉴스 등 아프간 매체에 따르면 아프간 중고등사립학교협회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아프간 전역에서 사립학교 소유주들이 학교 문을 닫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모함마드 다우드 바베르 전 협회장은 "사립학교에는 1만여명의 학생이 등록된 상태였다"며 "(탈레반 정부에 의해) 세금이 오르고 벌금도 부과되면서 이전 같은 교육 활동을 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많은 학생은 교육 기회를 박탈당했고, 교사들은 실직 상태에 직면했다.
한 사립학교 교장인 아흐마드 파리드 무사파르는 "이런 문제를 다뤄달라고 국제사회에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교 등 고등교육 기관의 사정도 열악해진 것으로 파악됐다.
대학 강사인 파르위즈 할릴리는 "고등교육 시설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고등학교 여학생을 위한 교육은 여전히 실시되지 않고 있다.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전날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장악한 지 1년이 지나면서 여아 2명 중 1명이 학교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학교에 가지 못한다고 밝힌 여자 어린이는 46%에 달해 남자 어린이(20%)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여자 어린이가 등교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학교가 폐쇄됐기 때문'(35.6%)이 가장 많이 꼽혔다.
탈레반은 지난해 8월 20년 만에 아프간을 다시 장악한 후 여성 인권 존중, 포용적 정부 구성 등 여러 유화책을 발표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특히 올해 들어 여성 인권은 크게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탈레반 정부는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의 등교를 전면 허용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음에도 지난 3월 새 학기 첫날 말을 바꿨다.
이런 가운데 경제는 더욱 망가졌다.
공공 부문 경비의 75%가량을 맡아온 '재정 기둥' 해외 원조가 대부분 끊어졌고 아프간 전 정부의 해외 자산 90억 달러(약 11조7천억원) 이상도 동결됐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가뭄과 지진 등 자연재해까지 계속되고 있다.
유엔은 올초 아프간 인구 4천만명 가운데 2천300만명(58%)이 '극심한 기아'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