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조지아주 두번째 소녀상 건립 연기…일부서 절차 문제삼아
지난달 한인회 이사회에서 광복절 때 제막식 하기로 했으나 '제동'
"의견수렴 부족" vs "후세에 역사교육"…공청회 열어 의견 더 듣기로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이번 광복절에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한인회관에 세워질 예정이었던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일부 한인 동포의 반대로 일단 연기됐다.
애틀랜타 한인회 이홍기 회장은 9일(현지시간) 동포들의 의견 수렴을 위해 당초 15일 광복절 기념식 때 한인회관에서 열기로 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는 내달 하순 개최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한인사회 일부에서 소녀상 건립이 너무 빨리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한인회장으로서 반대 의견도 듣고 경청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공청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청회는 찬반 토론이 아니며 소녀상 건립 의결사항이 바뀌는 것도 아니다"며 "어디까지나 한인회관 내 소녀상 건립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고 확인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애틀랜타 평화의 소녀상 건립위원회(위원장 김백규. 이하 건립위)가 추진해온 이번 평화의 소녀상은 2017년 브룩헤이븐 시 블랙번 공원의 소녀상에 이어 조지아주에서 두 번째로 건립될 예정이었다.
앞서 한인회는 7월 16일 이사회에서 건립위의 소녀상 기증·건립을 승인하고 이를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발표 후 일부 한인이 제2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너무 빨리 진행되고 있다며 추진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김일홍 전 한인회장은 "한인회관은 공공장소이므로 기념물 설치에도 한인사회의 공감대가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현재 소녀상 건립은 한인들의 합의 없이 급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인회관은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찾는 화합의 장이므로 전시물 설치에도 공청회 등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백규 건립위 위원장은 "소녀상은 미국에 사는 우리 후손에게 역사를 교육하고 평화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현재 정치 상황이나 외교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소녀상 건립 계획을 당초 계획했던 제막식을 불과 한 달 앞두고 발표한 이유에 대해서는 "2017년 첫 번째 소녀상 건립 당시 겪었던 일본 총영사관의 집요한 방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땅인 한인회관에도 소녀상을 건립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어디에 소녀상을 세우겠는가"라고 덧붙였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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