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발 제주행 비행기, 관광객보다 불법취업자가 많아"
태국인 제주 무더기 입국 불허, 태국 언론도 조명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단체관광객으로 위장해 제주도로 입국하는 태국인 불법취업자 문제가 태국 현지에서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방콕포스트는 9일자 경제 섹션 머리기사로 태국인들의 한국 불법취업을 다뤘다.
매체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관광객 무리에서 이탈해 불법취업하려는 목적으로 여행사 패키지를 이용하는 태국인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차른 왕아나논 태국여행사협회(TTAA) 회장은 "불법 구직자가 이미 실제 관광객 수를 넘어섰다"며 "과거 여행 기록이 없는 새 여권을 가지고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위장 관광객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 당국과의 문제를 피하려면 의심스러운 이들이 단체관광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제주도에서 태국인의 무더기 입국 불허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법무부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지난 2~6일 제주를 찾은 태국인 812명 중 60%를 넘는 500여 명이 입국 불허됐다.
당국은 전자여행허가(K-ETA)를 신청했다가 불허된 전력이 있는 태국인이 불법취업을 시도하기 위해 제주를 찾은 것으로 보고 입국을 거부했다.
태국인이 한국에 입국하려면 전자여행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제주도로 입국하면 허가가 필요 없다. 전자여행허가 제도 도입 당시 국제관광도시인 제주도는 적용 지역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제도를 악용해 제주도로 입국하는 태국인 불법취업자가 급증하고 있다.
차른 회장은 "제주도가 태국 출신 불법취업자들의 목적지가 되고 있다"며 "한국의 다른 지역처럼 제주에 전자여행허가를 적용하면 문제가 일부 해결될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태국 일간지 타이라트도 이 내용을 다루는 등 최근 태국인의 한국 불법취업 문제가 현지 언론에도 자주 노출되고 있다.
태국인 불법취업자는 제주에서도 논란이다.
제주를 통해 입국을 시도하는 태국인이 늘어난데다 입국 후 행방이 묘연한 태국 관광객도 많다. 관광 일정에서 이탈하는 태국인 상당수는 불법취업을 위해 관광객으로 입국한 것으로 추정된다.
법무부는 불법체류자 문제를 막기 위해 지난 4일 제주에도 전자여행허가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제주 관광업계는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반발했고, 제주도는 법무부에 제도 도입을 유보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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