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포격받은 자포리자 원전 안정적이지만 현지점검 필요"
우크라 "원자로 1곳 비상 보호장치 작동, 질소·산소 장치도 파손" 보고
그로시 총장 "안전 핵심 사항 안 지켜져…전문가팀 파견 노력할 것"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인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전에 포격이 가해진 사건과 관련해 일단 현재로서는 해당 원전이 안정적인 상태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원전 안전을 담보할 핵심 사항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어 여전히 우려가 크며 전문가의 현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자포리자 원전 포격 사태와 관련해 내놓은 성명에서 이 원전의 상태가 현재 안정적이며 즉각적인 위협이 없다는 예비 평가를 내렸다.
다만 그로시 총장은 "이 평가는 우크라이나 등으로부터 입수한 제한된 정보를 토대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명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지난 5∼6일 이틀 연속으로 발생한 포격으로 원전 내 외부 전원 공급 시스템이 손상됐다고 IAEA에 보고했다.
또, 원자로 3개 가운데 1곳에서는 비상 보호시스템이 작동됐으며 해당 원자로는 지난 6일 포격으로 인해 전력망과 연결이 끊어졌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보고엔 원전 가동을 지원하는 질소·산소 장치가 파손돼 수리가 필요하다는 내용도 있다.
아울러 IAEA는 자포리자 원전 내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 근처에도 포격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로시 총장은 원전 안전을 위한 핵심 사항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핵 시설 부근에서 이뤄진 포격은 언제나 방사성 물질을 유출할 물리적 위험이 기본적으로 있는 데다 실제 포격 결과로 원전 1곳에서 비상 보호장치가 작동된 점, 질소·산소 장치가 손상된 점 등은 우려를 더한다고 지적했다.
외부 전원 공급 장치가 손상되는 등 실제 포격 피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원전 운영진의 부담은 커졌으며 향후 운영진의 비상 대응 능력이 더욱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로시 총장은 "유럽 최대 규모의 원전 안전을 위협하는 어떤 군사적 행동도 용납돼선 안 된다"면서 현지 점검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5개월이 지나도록 이 시설에 가 볼 수 없었다"면서 "IAEA 전문가들을 현장에 파견할 수 있도록 노력을 계속할 것이며 이것이 자포리자 원전의 안전을 위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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