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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이번엔 스리랑카서 중국과 힘겨루기…'中측량선' 정박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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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이번엔 스리랑카서 중국과 힘겨루기…'中측량선' 정박 막아
中 운영 함반토타항 군사기지화 우려…중국은 강력 반발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2020년 중국과 국경 충돌을 벌인 인도가 이번에는 이웃 나라 스리랑카에서 중국 '측량선' 정박을 놓고 힘겨루기를 펼쳤다.
9일(현지시간) 이코노믹타임스 등 인도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스리랑카 외교부는 전날 자국 함반토타항에 11일 입항 예정이던 중국 선박 '위안왕5'호와 관련해 정박을 연기해달라고 중국 측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추가 협의 필요성을 고려해 이런 내용을 스리랑카 주재 중국대사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외교 안보 전문가 등에 따르면 위안왕5호는 중국인민해방군의 전략지원부대가 운용하며 인공위성 탐지·추적용 첨단 장비를 갖춘 선박이다. 로켓은 물론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발사 등의 감시에도 사용될 수 있다.
중국 측은 위안왕5호가 측량선일뿐이며 함반토타항에서 연료 등 필요 물품을 보충할 계획이라고 밝혀왔다.
이와 관련해 스리랑카 외교부는 지난달 이미 위안왕5호의 정박을 허용했다. 하지만, 전날 갑자기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 과정에는 인도의 압력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중국이 위안왕5호 정박을 통해 함반토타항을 사실상 군사 기지로 사용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함반토타항은 스리랑카가 중국 자본을 동원해 건설했으나 차관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장기 운영권을 포기한 항구다. 스리랑카 정부는 2017년 중국 국영 항만기업인 자오상쥐(招商局)에 99년 기한으로 항만 운영권을 넘겨준 상태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위안왕5호의 함반토타항 정박 추진 사실이 알려지자 안보와 경제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관련 사안을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스리랑카 정부에는 구두로 강력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리랑카 정부가 태도를 바꾸자 중국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스리랑카 정부의 결정을 비난하며 다른 나라들이 무례하게 간섭했다고 지적했다.
왕 대변인은 "중국과 스리랑카의 관계는 제3자를 겨냥하지 않는다"며 "제3자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스리랑카에 압력을 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 몇 년간 인도 주변 남아시아 항구 등을 잇달아 개발하는 이른바 '진주 목걸이' 전략으로 인도의 신경을 자극해왔다.
양국은 2020년에는 5월 판공호 난투극, 6월 갈완 계곡 '몽둥이 충돌' 등 국경 분쟁지인 라다크 인근 지역에서 잇따라 충돌하면서 갈등이 깊어진 상황이다.
와중에 최근 심각한 경제난에 빠진 스리랑카에 대해서도 지원 등을 통해 영향력 확대 경쟁을 벌이는 분위기다.
특히 인도의 올해 스리랑카 지원 금액은 40억달러(약 5조2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인도는 지난 3월에도 중국을 밀어내고 스리랑카 북부 전략 거점에 풍력발전 단지 건설을 시작했다.
애초 중국이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의 자금을 동원해 이 단지를 구축하려 했는데 인도가 자체 자금을 조달, 대신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인프라 투자를 명목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중국 밀어내기에 더 주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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