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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대만행이 남긴 것…中 대만공세수위 급등·미중협력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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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대만행이 남긴 것…中 대만공세수위 급등·미중협력 난망
중국 대만통일 리허설…대만해협 긴장 수위 한층 높아질듯
경쟁·대항·협력 미중관계에서 협력은 난망…칩4·북핵 등 한국외교 부담 가중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7일 일단락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맞선 중국의 1차 대응은 양안 관계와 미중 관계에 여러 변화를 낳았다.
◇ 중국 무력시위 영역, ADIZ→해협 중간선
우선 대만에 대한 중국의 공세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이전까지 중국의 대만에 대한 압박 수위는 얼마나 많은 전투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넘었느냐가 기준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만 봉쇄 군사훈련을 계기로 기준이 대만해협 중간선 월선 여부로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만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3∼7일 닷새 연속 중국 군용기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다. 3일과 4일 각 22대, 5일 68대, 6일 20대, 7일 22대가 중간선 동쪽 공역을 비행하다 복귀했다. 다수의 중국 군함도 중간선을 넘었다.
중국의 무력 시위 영역이 대만 쪽으로 확 더 다가갔다.
중국군이 앞으로도 중간선을 수시로 넘어 든다면 대만으로서는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위협감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된다.
중국이 대만 침공 시나리오를 리허설하는 단계로 접어든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대만은 중국이 4∼7일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6개 구역을 지정해 벌인 훈련을 대만 침공 모의 훈련으로 규정했다. 중국 군사전문가들의 평가도 같다.
6곳의 훈련구역은 대만 북부 지룽항, 남부 가오슝항, 동부 화롄과 타이둥 군사기지, 대만과 필리핀 사이 바시 해협을 각각 봉쇄하는 구도였다. 대만의 전략물자 도입과 수출입을 봉쇄하는 '고사 작전'을 리허설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사상 처음 대만 상공을 넘겨 대만 동부 해안에 떨어진 중국의 둥펑 미사일은 유사시 항공모함을 비롯한 미국의 증원 전력을 견제한 의도가 깔렸다. 대만에 대한 무력 시위를 넘어 미국에 견제구를 던진 것이다.
당장 이번 같은 고강도 무력 시위가 상시화할지가 관건이다. 미국과 대만의 대응 수위에 따라 대만 해협 긴장의 파고가 이전보다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미중 관계, 당분간 경쟁·대항만 남을 듯
이번 사안은 미중 관계가 서로 '선'을 지킨 가운데 밀고 당기기를 하는 강대국 관계의 전형과는 거리가 있음을 보여줬다.
양측 모두 위기를 적절히 관리하는 데 실패함으로써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지적이 불가피해 보인다.
서로 레드라인과 마지노선이 모호한 상황에서 미국 바이든 정부는 중국이 심상치 않은 경고를 보내는 상황에서도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을 강하게 말리지 않았다.
중국은 기후변화 협상, 마약 퇴치, 다국적 범죄 퇴치 등 국제 현안을 둘러싼 미국과의 협력을 중단하는 등 미국을 응징하기 위해 대국으로서의 책임감 결여 지적을 부를 수 있는 수단까지 동원했다.
또 중국이 전구(戰區) 사령관 통화, 국방부 실무회담, 해상 군사안보 협의체 회의를 취소하는 등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 주변 등에서 얘기치 않은 미중 간 무력 충돌을 막을 '가드레일'을 치우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도 아·태지역 정세에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관측통들은 미국이 미중 관계의 세 가지 영역으로 거론한 협력·경쟁·대항 중 협력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는다.
양측간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가운데 미국의 11월 중간선거(상하원 의원 및 주지사 등 선출)와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할 중국의 제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상대에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서다.
바이든-시진핑 첫 대면 정상회담으로 양국 관계의 전기를 모색하기까지 당분간 미중 전략경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에 더욱 쉽지 않은 대외 환경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주도 반도체 공급망 동맹(칩4) 참여 문제 등 미중 간 전략경쟁과 관련된 영역에서 한국에 대한 미중의 요구와 압박은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 할수록 강도를 더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 북핵 문제를 둘러싼 미중 공조도 더욱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 대만의 득실은?
대만 안보에서 펠로시 방문은 양면적이다. 한층 강화된 중국의 무력 시위에 시달리게 된 측면이 있는가 하면 미국의 대만 방어 공약이 더 공고해질 것을 기대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미국이 이전보다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대만 주변에 대한 전략자산 전개 등을 강화할지 여부에 따라 대만의 득실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속에 유럽과 아시아에서 두 개의 중대 안보 현안을 관리해야 하는 미국이 어느 정도의 강화된 억지력을 대만에 제공하게 될지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jh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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