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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습으로 제거된 알카에다 수괴 은신처는 카불 부촌"
빈 라덴 후계자 알자와히리, 미군에 사살…CNN 공습 저택 특정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사살한 알카에다 수괴 아이만 알자와히리는 공습 당시 카불의 부촌에 은신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미 CNN 방송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9·11 테러 주범인 알자와히리를 21년 간 추적한 끝에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지난달 31일 드론 공습으로 제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일 대국민 연설에서 이를 발표하면서 "정의가 실현됐다"고 말했다.
CNN은 소셜미디어에 떠도는 사진 3장을 토대로 위치 분석, 진위 검증, 위성사진 대조 등을 거쳤다며 이같은 추정을 내놨다.
CNN은 알자와히리가 건물 3층 발코니에 있을 때 공습했다는 미 당국 언급과 관련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CNN 분석에 따르면 알자와히리가 머물던 저택은 카불 부촌에 있는데, 이 구역은 특히 마약왕들이 모여사는 호화판 주택가라는 소문 때문에 '양귀비 궁궐'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이 구역은 원래는 군사 기지로 쓰였으나 내전과 탈레반 집권기를 거치면서 방치되다가 2003년 당국의 토지 분배로 고위급 인사, 군벌, 마약상에게 분배되면서 이같은 별명이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알자와히리가 은신하던 저택은 북쪽, 남쪽, 서쪽으로 다른 저택 몇채로 둘러싸여 있으며, 동쪽으로는 오마이드 고등학교와 마주본다.
저택에서 남동쪽으로 305m 거리에는 카불 주재 영국 대사관이 있다.
저택 인근 한 주민은 31일 아침 6시가 넘은 시각에 큰 폭발음을 들었었으며, 공습 여파로 자신의 집까지 흔들렸다고 CNN에 말했다.
이 주민은 신원이변 위협을 이유로 신원을 감출 것을 요청했다.
다만 알자와히리가 머물던 저택이 누구 소유인지는 불분명하다고 CNN은 전했다.
또 지난해 탈레반이 정권을 잡으면서 이 부촌도 몰수했는데, 알자와히리가 있던 저택도 몰수 대상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CNN은 덧붙였다.
2일 현재 저택 발코니는 대형 천막으로 가려져 있으며, 접근로도 차단된 상태다.
미 국무부는 2일 "알자와히리 사망으로 알카에다 지지자와 추종 테러조직이 미국 시설, 인력, 민간인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면서 "미국인을 겨냥한 폭력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CNN은 2일자 분석 기사에서 알자와히리가 카불에서 사살됐다는 점은 아프가니스탄이 여전히 테러범에겐 안락한 도피처라는 불편한 진실을 드러냈다고 짚었다.
미국이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지 1년 만에 알카에다 수괴가 수도 카불에서 은신하다 제거됐다는 점에서다.
지하드(이슬람 성전) 감시 조직인 SITE 인텔리전스 그룹은 지하드 세력 일부가 알자와히리 사망으로 탈레반에 책임을 묻고 있으며, 특히 탈레반이 미 정보기관에 첩보를 줬다고 의심한다고 전했다.
알자와히리는 알카에다 형성에 누구보다 깊이 관여한 인물로, 1998년부터 오사마 빈 라덴의 2인자로 지내다 빈 라덴 사망 후 후계자를 맡았다.

newgla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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