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유럽 이어 미국 제조업 경기도 둔화 조짐…PMI 2년새 최저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세계 경제의 양대 성장 축인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경기 확장세가 둔화하면서 침체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7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 53.0보다 0.2 하락한 52.8을 기록, 2020년 6월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3월 ISM 제조업 PMI가 1983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64.7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1.9나 하락한 수치다.
기업 관계자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PMI는 관련 분야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로 50.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수축 국면인 것으로 평가한다.
따라서 지난달 수치는 미국 제조업 경기가 확장 국면을 유지했지만 확장세는 둔화했다는 의미다.
항목별로는 재고 지수가 57.3으로 198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데 비해 신규 주문은 6월 49.2에 이어 7월 48.0으로 2개월 연속 위축됐다.
재고가 쌓인 가운데 새 주문이 줄면서 생산을 줄이는 기업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이 별도로 집계한 7월 미국 제조업 PMI 확정치는 52.2로, 역시 2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다만 ISM의 지난달 PMI는 블룸버그·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측치 52.0보다는 양호한 수준이었다.
로이터는 이를 근거로 미국 경제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도 불구하고 경기후퇴 상태는 아닐 것으로 평가했다.
또 물류 개선으로 공급망 압박이 완화되고 있고, 기업들이 생산과정에서 지불한 자재 가격 지수가 최근 2년 사이 최저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최고조를 찍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하지만 세계의 또 다른 성장엔진인 중국 제조업도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중국 차이신 제조업 PMI는 50.4를 기록해 6월의 51.7보다 하락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제조업 PMI도 6월에 50.2에서 7월 49로 하락, 수축 국면으로 돌아섰다.
유럽도 S&P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달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제조업 PMI 확정치가 49.8로 6월 52.1보다 하락, 수축 국면에 들어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유로존 역시 수요 감소로 팔리지 않은 재고가 증가하며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게다가 유로존의 신규 주문은 6월 45.2에서 7월 42.6으로 떨어지며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만큼, 조만간 경기가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P글로벌은 네덜란드를 제외한 모든 조사 대상국의 제조업 생산이 감소하고 있고, 특히 경제 규모가 큰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의 감소율이 두드러졌다고 우려했다.
경기둔화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장보다 4.73달러(4.8%) 하락한 배럴당 93.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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