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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후공정 투자 경쟁…SK그룹, 美에 패키징 제조시설 짓는다
SK하이닉스 "국내 투자는 기존 계획대로 차질없이 진행"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SK그룹이 미국에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 시설을 새로 짓기로 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 간 반도체 후공정 투자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 면담에서 미국에 220억달러(약 29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 시설 건립 구상을 공개했다.
계열사인 SK하이닉스[000660]는 총투자금액 220억달러 가운데 총 150억달러를 후공정인 어드밴스트 패키징(Advanced Packaging)의 제조 및 반도체 관련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예정이다.
반도체 공정은 크게 웨이퍼 공정인 전공정과 패키징·테스트 작업을 하는 후공정으로 나뉜다. 패키징은 회로가 새겨진 반도체 웨이퍼에 전자기기가 서로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는 형태로 반도체 칩을 포장하는 기술로, 반도체 성능과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반도체가 발산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배출할 수 있도록 발열을 제어하는 것도 패키징의 일환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중국 충칭에 패키징 공장을 두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미국에 패키징 제조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것은 인공지능(AI), 5G,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이 확산하고 고성능, 초소형 반도체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패키징 역시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전 세계 패키징 시장이 2020년 488억달러에서 2025년 649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부지 물색을 포함한 건립 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측은 "이번 미국 투자는 국내에 지을 전공정 팹(제조시설)을 미국에 짓는 것이 아니라 후공정과 R&D에 대한 투자"라며 "패키징 제조시설의 세부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투자와 별개로 반도체 관련 국내 투자는 기존 계획대로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며 "특히 용인클러스터를 계획대로 건설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삼성전자[005930]도 패키징 사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올해 들어 반도체를 총괄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내 패키징 태스크포스(TF)를 조직했으며 패키징 관련 인력도 향후 더 늘리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충남 온양과 천안, 중국 쑤저우에 패키징 전용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업계 최고 사양의 고성능 반도체용 2.5D 패키징 솔루션 'H-큐브'를 선보이기도 했다.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의 TSMC는 패키징 분야에서도 현재 가장 앞선 기술을 선보이고 있으며 일본 등에도 후공정 시설을 더 짓고 있다. 인텔 역시 미국과 아시아, 유럽 등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TSMC가 생태계를 바탕으로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10㎚(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 공정부터는 미세화를 통한 성능향상에 한계가 있어 글로벌 업체들이 패키징 기술을 통해 이를 끌어올리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fusionj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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