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일대일로 약한 고리' 스리랑카에 "힘닿는대로 지원"
새 대통령과 통화…中 경기둔화속 대규모 원조 나설지 미지수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국가부도와 반정부 시위 등 격랑 속에 취임한 라닐 위크레메싱게 스리랑카 신임 대통령에게 지원을 약속했다.
23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을 축하하는 한편 지원 의사를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스리랑카 관계 발전을 고도로 중시한다"며 "위크레메싱게 대통령과 스리랑카 국민의 노력을 위해 힘 닿는대로 지지와 도움을 제공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양측의 전통 우호 관계를 선양하고 정치적 상호 신뢰를 공고히 하고, 양국의 진정성있는 상호 조력을 추진해 세대에 걸친 우호적 전략 동반자 관계가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길 희망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중국과 스리랑카가 전통적 우호관계의 이웃이라고 강조하고 수교 이후 65년간 양국은 시종 상호 존중과 평등 호혜의 기초 위에서 관계 발전을 추진해 큰 나라와 작은 나라가 우호적으로 잘 지내고 호혜적으로 협력하는 모범을 수립했다고 평가했다.
국가 부도 사태 속에 지난 9일 사임을 발표한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대통령의 가문은 지난 20년 가까이 스리랑카 정치권을 장악하면서 친중 정책을 펼쳤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아래 인도 주변 남아시아 항구 등을 잇달아 개발하는 이른바 '진주 목걸이' 전략을 펼치며 스리랑카와 손을 잡았다.
그러나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스리랑카의 국가부채 누적을 초래했다.
거기에 2019년 4월 '부활절 테러'와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핵심 외화 수입원이었던 관광 산업이 타격을 받은데 이어 통화 대량 공급과 감세 정책 등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스리랑카는 국가부도 사태에 빠졌다.
따라서 스리랑카 새 정부에게는 일대일로 추진 과정에서 생긴 대중국 부채가 큰 부담으로 존재하는 상황이며, 스리랑카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한 중국 기업은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중국 입장에선 스리랑카가 시 주석의 역점 프로젝트 중 하나인 일대일로의 '약한 고리'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의 '지원' 발언은 스리랑카의 위기를 남의 일처럼 대하지 않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도 고강도 코로나 봉쇄 정책의 영향 등으로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터라 실질적으로 대규모 지원에 나설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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