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기관 물량 4조원 시장에 풀린다…27일 보호예수 해제
LG화학 지분 포함 2억주 락업 기간 만료…주가 변동성 확대 우려
하반기 공모주 시장에도 영향…기관 자금 움직이면 IPO 시장 유동성↑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채새롬 기자 = 올해 1월 27일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373220] 주식 중 보호예수(락업)로 묶였던 기관 투자자 물량이 곧 시장에 대거 풀린다.
기관의 LG에너지솔루션 매도에 따른 자금 움직임이 당장 주가 흐름뿐 아니라 하반기 공모주 시장 향방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투자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펀더멘털과 무관한 수급 우려 가능성"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당시 기관에 배정된 주식 중 6개월 의무 보유 확약이 걸린 996만365주의 보호예수가 오는 27일 자로 해제된다. 이는 전체 상장 주식의 4.26% 규모다.
최대주주인 LG화학[051910]이 보유한 지분 1억9천150만주(81.84%) 역시 보호예수 기간 6개월이 지나 락업이 풀린다.
7월 27일에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은 전체 상장 주식의 86.09%에 해당하는 총 2억146만365주다.
다만 LG화학이 당장 지분을 매도할 가능성이 희박한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시장에 풀리는 물량은 기관 투자자 보유분이다.
그러나 현재 유통 가능한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이 상장 주식의 10% 수준이어서 이번에 락업에서 풀리는 기관 물량이 절대 적지 않다. 지난 22일 종가(38만2천원)를 적용하면 3조8천49억원어치다.
보호예수 물량이 대규모로 시장에 매물로 쏟아지면 주가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당장 매도 물량이 나오지 않아도 오버행(잠재 매도 물량) 우려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 코스피 하루 거래대금이 6조원대 안팎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4조원어치에 육박하는 락업 물량 해제가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키울 수도 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보호예수 해제를 앞두고 30만원 후반대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보호예수 물량이 해제되면 펀더멘털(기초여건)과 무관한 수급적 우려가 증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하반기 공모주 시장 향방은…LG엔솔 락업 해제물량이 관건
LG에너지솔루션 보호예수 물량 해제는 하반기 공모주 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코스피 거래대금이 쪼그라든 와중에 대규모 기관 자금이 움직이면 증시는 물론 IPO(기업공개) 시장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모주에 투자하는 펀드는 회수한 투자자금을 다시 공모주에 투자하기 때문에 하반기 대어들에 대한 후속 투자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변수는 가격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공모가 30만원보다 높아 매도 차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장에 단일 종목에서 3조원 넘는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진다면 이를 받아줄 주체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주가가 급락할 경우 기관들도 금방 현금화에 나서지 않게 되거나, 현금화하더라도 향후 공모주 운용 전략을 보수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오광영 신영증권[001720] 연구원은 "그간 시장에 이 정도 수준의 보호예수 물량이 풀린 적이 없다"며 "정상적으로 기관 자금이 현금화되면 IPO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으나, 현재로서는 경과를 예측하기 어려워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IPO 시장 공모 규모는 20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증시 부진으로 공모 시장도 위축하면서 연간 공모 예상 규모도 연초 25조원 수준에서 줄었다.
5월 SK쉴더스, 원스토어에 이어 이달 현대오일뱅크까지 대어들이 줄줄이 증시 부진을 이유로 상장을 철회하면서 IPO 시장이 한파를 맞았다.
다만 6월 들어 코스닥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상장이 재개되고 7월 들어서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주를 위주로 수요예측 및 일반청약이 흥행하면서 하반기 IPO 시장 반전의 계기는 남았다.
8월에는 쏘카, WCP 등 시가총액 1조원대의 중·대형주 상장이 예정돼 있고, 컬리, 골프존카운티, 케이뱅크, SSG닷컴, CJ올리브영 등 대어도 하반기 내 상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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