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美의회 상대 로비자금 '기록적'…中 틱톡 역대최대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틱톡, 아마존 등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이 자사 사업을 위해 지난 2분기 미국 의회를 상대로 기록적인 로비자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2분기에 지출한 대(對) 의회 로비자금은 214만달러(약 28억2천만원)로, 이 회사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3% 늘었다.
미국 젊은 층이 주로 사용하는 짧은 영상 플랫폼인 틱톡은 모기업이 중국에 기반을 둔 탓에 정보 보안 문제가 미국 내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일례로 인터넷매체 버즈피드는 지난달 중국 내 틱톡 엔지니어들이 미국 이용자들의 비공개 정보에 반복적으로 접근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미 상원 의원들은 틱톡에 안보 문제를 제기했고,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에 틱톡의 데이터 관리와 기업 지배구조 등을 조사하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바이트댄스는 이와 관련해 상원 의원들에게 보낸 회신에서 중국 직원이 미국 이용자 정보에 접근할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중국 공산당에 관련 정보가 넘어간 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틱톡은 2019년 처음으로 로비스트를 고용해 미 의회와 정부를 상대로 로비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아마존, 애플, 메타, 구글 등 미국 빅테크들도 자사 사업을 위축시킬 수 있는 입법을 저지하고자 이번에 막대한 로비자금을 쏟아부었다.
특히 아마존은 2분기 로비활동에 498만달러(약 65억6천만원)를 지출, 종전 자사 역대 최대 기록인 1분기 497만달러(약 65억4천만원)를 경신했다.
여기에 애플(190만달러), 구글(277만달러) 등을 포함한 주요 빅테크들과 업계 이익단체가 2분기 지출한 로비자금은 1천730만달러(약 227억7천만원)로, 그동안 가장 로비활동을 왕성하게 해온 제약업계의 로비 금액(약 1천600만달러)을 넘어서기도 했다.
현재 미 상원엔 빅테크가 자사 플랫폼에서 자체 상품·서비스에 특혜를 주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 부당한 시장지배력을 제한하는 법안이 계류 중이다.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도 2분기 로비활동에 자체 사상 최대액인 175만달러(약 23억원)을 지출했다. 로비 금액은 작년 동기보다 65% 급증했다.
반도체 업계는 미 의회에서 심의 중인 반도체산업 육성법안의 원활한 통과를 위해 집중적으로 로비활동을 벌이고 있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상반기 지출한 로비 금액은 1천960만달러(약 258억원)에 달했다.
반도체산업 육성법안은 반도체 산업에 520억달러(약 68조5천억원) 규모의 보조금과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도 2분기 로비에 65만달러(약 8억6천만원)를 지출해 역시 역대 최대금액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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