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에너지안보 우려에 석탄발전 가동량 급히 늘려"
그린피스 분석…전력난·우크라전·경기부양 여파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에 악영향 우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중국이 에너지 안보에 우려를 느껴 석탄 화력발전 가동량을 급히 늘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중국 규제당국이 새로 허가한 올해 1분기 석탄화력발전 가동량이 8.63GW(기가와트) 규모라는 분석을 담은 연구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이는 작년 한 해 동안 새로 허가된 전체 석탄 화력발전 가동량의 47%에 해당하는 규모다.
중국의 이 같은 행보는 석탄발전이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인 만큼 기후변화 대응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현재 중국은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아 기후 대응에 각별한 노력이 필요한 국가로 지목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6년부터 석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겠다고 작년에 대응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중국이 다시 석탄 발전소에 기대기 시작한 것은 에너지 안보를 둘러싼 복합적인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석탄발전 허가량을 작년 중반까지 줄이다가 후반에 전력 공급 부족으로 광범위한 정전사태를 겪자 다시 늘리기 시작했다.
러시아가 올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서방 제재를 받으면서 발생한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도 중국이 우려하는 요인이다.
올해 여름에 닥친 폭염 때문에 냉방을 위한 전력 수요가 급증했다는 점도 중국이 석탄발전에 눈을 돌리게 된 이유로 지목된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규제를 해제한 뒤 경기를 다시 띄우는 데에도 석탄이 필요하다.
중국은 대규모 기반시설 건설을 통해 경제성장 속도를 높이려고 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 석탄발전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린피스 한 활동가는 "석탄화력발전 가동량을 더 늘린다고 에너지 안보가 제고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화력발전소 설비가 과도하다. 전력생산, 송전망, 부하, 저장을 제대로 통합 관리하지 못해 전력이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전력 소비의 60% 정도를 석탄 화력발전에 의존하며 올해 자국 광업계에 채굴량을 3억t 늘리라고 권고했다.
중국 국무원은 석탄발전소에 100억 위안(약 1조9천억원)을 투자한다고 올해 5월 발표하기도 했다.
이 활동가는 "한가지 에너지원(석탄)에 과잉설비를 갖추는 게 (친환경) 에너지 전환뿐만 아니라 에너지 안보에 중대 걸림돌"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최대의 석탄 소비국이자 생산국인 중국이 2030년까지 탄소배출 정점을 찍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이 차질을 빚을까 우려한다.
이미 글로벌 기후대응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난 심화로 유럽이 다시 석탄발전에 기웃거리기 시작하면서 삐걱거리기 시작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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