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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감염, 왜 다시 급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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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감염, 왜 다시 급증할까
BA. 5 등 오미크론 하위 변이, 델타 변이 돌연변이 공유
델타 변이의 중화 항체 회피와 연관된 생물물리학적 특징 밝혀져
미국 콜로라도대 연구진, '분자 생물학 저널'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한풀 꺾인 듯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6월부터 다시 급증세로 돌아섰다.
오미크론 변이의 하위 유형인 BA. 4, BA·5와 델타크론 변이(Deltacron variant)의 확산이 이렇게 급박한 국면 반전을 가져왔다.
전파력이 가장 강한 오미크론 변이에서 파생한 이들 변이의 공통점은 델타 변이의 돌연변이를 승계했다는 것이다.
특히 델타크론은 오미크론 변이와 델타 변이에 함께 감염됐을 때 생기는 '재조합 변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5개의 코로나 '우려 변이'(variants of concern)는 모두, 변이 이전의 '원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를 표적으로 개발된 치료 항체와 백신이 잘 듣지 않는다.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백신이나 치료제를 회피하고 살아남는 쪽으로 진화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차수를 바꿔가며 엄청난 규모로 빠르게 진행된 백신 접종은 신종 코로나의 진화 압박을 가중했을 수 있다.
특히 델타 변이는 5개의 '우려 변이' 중 가장 위험한 바이러스로 꼽힌다. 다른 변이보다 감염증이 더 심하고 치명률은 가장 높다.
다시 팬더믹(대유행)을 몰고 오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델타 변이와 동일한 돌연변이를 가졌다는 건 그래서 더 걱정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델타 변이가 그렇게 치명적인 생물물리학적 이유를 미국 콜로라도대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이 발견은 백신을 맞아도 새로운 코로나 변이에 감염되는 이유를 명쾌히 설명한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콜로라도대 약학 조제학 대학의 크리슈나 말렐라 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18일(현지 시각) 엘스비어(Elsevier) 출판사가 발행하는 '분자 생물학 저널'에 논문으로 실렸다.





말렐라 교수팀은 이번에 신종 코로나의 표면을 덮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RBD(수용체 결합 도메인)에 존재하는 '잔류 돌연변이'(mutated residues)의 효과를 확인했다.
신종 코로나가 이런 RBD를 통해 세포 표면의 ACE2 수용체와 결합하면, 승인된 백신 등의 항체와 회복 환자에게서 분리한 다클론성 혈장(polyclonal plasma)의 바이러스 중화 능력이 감퇴했다.
말렐라 교수는 "새로 나타난 신종 코로나 변이에 대해선 백신 효과가 떨어진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떤 돌연변이가 이런 중화 능력 저하를 가져오는지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잔류 돌연변이는 모든 신종 코로나 변이에서 자주 발견된다.
연구팀은 돌연변이를 하나하나 분석해 특정 잔류 돌연변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면역 회피 및 감염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냈다.
델타 변이는 이전에 나타난 알파, 베타, 감마와 달리 독특한 생물물리학적 특성이 있었다.
인간의 면역계는 바이러스 감염에 반응해 바이러스를 중화하는, 다시 말해 바이러스의 세포 침입을 차단하는 항체를 생성한다.
이런 중화 항체는 RBD 상의 항원 결정기 위치에 따라 클래스(class)를 분류한다.
미국 FDA(식품의약품국)의 긴급 사용 승인이 떨어진 건 이 가운데 일부 클래스의 항체다.





델타 변이는 ACE2 수용체 결합력이나 클래스 1 중화 항체에 대한 회피 능력을 키우는 대신 클래스 2와 클래스 3 중화 항체를 회피하는 쪽으로 진화했다는 게 이번 연구에서 확인됐다.
클래스 1 항체는 RBD가 ACE2 수용체에 접근할 수 있는 '상향 구조'(up conformation )일 때만 RBD와 결합한다.
이와 달리 클래스2와 클래스 3 항체는 RBD 구조와 상관없이 RBD와 결합한다.
클래스 1보다는 클래스 2나 클래스 3 항체의 중화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뜻이다.
뒤집어 보면 델타 변이의 중화 항체 회피 능력이 상대적으로 더 강하다는 의미도 된다.
델타 변이는 또 단백질 발현 수위가 다른 변이보다 높았다.
일례로 델타 변이의 T478K 돌연변이는 앞서 다른 코로나 변이에 감염된 환자에게서 진화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돌연변이는 자연 감염으로 생긴 신종 코로나 항체를 회피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새로 출현하는 코로나 변이의 '적합도 지형'(fitness landscape)을 결정하는 주요 생물물리학적 기준은, 중화 항체로부터의 면역 회피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che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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