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실 고문, 기술적으로 핵무기 제조 가능 주장
"90% 농축 우라늄 쉽게 생산 가능…생산 계획은 없어"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 내 권력의 정점인 최고지도실의 핵심 인사가 이란이 핵무기를 제조할 능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카말 하라지 이란 최고지도자실 고문은 17일(현지시간)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방송에 "우리는 며칠 안에 농도 90% 우라늄을 쉽게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외무장관을 지낸 하라지 고문은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 기술적 능력이 충분하지만, 핵폭탄을 제조하기로 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통상 핵무기 1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90% 고농축 우라늄 25㎏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60% 농축 우라늄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지난 5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핵폭탄 1개를 제조하는 데 거의 충분한 양의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IAEA는 보고서에서 이란이 비축한 농도 60%의 우라늄이 43.3㎏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이란은 핵무기 개발을 추구하지 않으며, 원자력 발전과 연구 목적으로 농축 우라늄을 제조하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실의 이번 대서방 압박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동 순방을 마친 직후 나왔다.
하라지 고문은 "시온주의자(이스라엘)들은 쇠퇴의 길을 걷고 있으며, 미국이 그들을 지원하려고 하지만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며 "그들이 실수할 경우 이란은 이스라엘을 직접 타격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임시 총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예루살렘 선언'을 발표했다.
하라지 고문은 '예루살렘 선언'은 아무런 결과도 내지 못했으며 큰 의미가 없다며 깎아내렸다.
교착 상태에 빠진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회담과 관련해 하라지 고문은 "신뢰할 수 없는 미국의 정책이 협상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이란은 JCPOA 외 추가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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