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정, 부정선거 재판 열어…아웅산 수치, 혐의 부인
교도소 내 법정서 진술…"헌법 위반한 적 없어"
군부, 재작년 총선 부정선거로 규정하고 쿠데타 일으켜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미얀마 군사정부에 의해 구금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본인에게 적용된 부정선거 개입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16일 AP통신에 따르면 수치 고문은 전날 수도 네피도의 교도소 내 법정에서 열린 재판에서 재작년 총선과 관련해 헌법을 위반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또 선거관리 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면서 무죄를 주장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나 수치 고문이 법정에서 진술한 추가적인 내용은 당국이 변호인에 대해 내린 공표 금지령 때문에 알려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음주 수치 고문과 함께 군정에 의해 구금된 윈 민 대통령에 대한 심리를 진행한다.
앞서 윈 민 대통령도 지난주 열린 공판에서 부정선거 개입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향후 부정선거 개입 혐의가 확정되면 3년의 징역형이 선고된다.
또 군정은 수치 고문이 이끄는 정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전면 해산시키고 내년에 다시 치르기로 약속한 총선에서 배제시킬 수 있다.
미얀마 군부는 재작년 11월 치른 총선에서 NLD가 압승을 거두자 지난해 2월 소속 정치인들이 부정선거를 자행했다고 주장하면서 쿠데타를 일으켜 수치 고문을 체포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조치 위반, 선동 및 뇌물수수 등 10여개 혐의를 무더기로 적용해 수치 고문을 기소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부정선거 개입 혐의로 수치 고문과 윈 민 대통령 등을 기소했다.
이후 수치 고문은 작년 12월 선동 및 코로나19 방역 조치 위반 혐의로 징역 2년형을, 올 초에는 무전기 불법 수입·소지 혐의 등으로 징역 4년형을 각각 선고받았다.
또 표 민 떼인 전 양곤 주지사로부터 60만 달러와 골드바를 뇌물로 받은 혐의가 인정돼 지난 4월 27일 징역 5년이 선고됐다.
향후 수치 고문이 재판에서 모든 혐의와 관련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징역 100년 이상의 형량 선고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수치 고문의 지지자들은 그의 정치 활동을 영구히 중단시키고 군정의 통치를 정당화하려는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기소라면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미얀마 군정은 가택 연금중이던 수치 고문을 최근 교도소로 옮겨 독방에 수감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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