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존슨 총리 앙심 품었나 "후임에 수낵 전 장관만 아니면 돼"
후보자 5명 첫 TV 토론회…수낵·모돈트 견제 늘어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후임으로 자신의 사임을 촉발한 리시 수낵 전 재무부 장관만 아니면 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더 타임스는 15일(현지시간) 존슨 총리가 보수당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들에게 수낵 전 장관이 아닌 다른 사람을 지지하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존슨 총리는 차기 보수당 대표 및 총리를 뽑는 경선에서 중립을 지키겠다고 밝혔지만 수낵 전 장관은 안된다는 입장으로 보인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한 소식통은 더 타임스에 "총리실 전체가 수낵 전 장관을 개인적으로 싫어한다"며 "그가 몇 달간 이 사태를 준비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사지드 자비드 전 보건부 장관과 수낵 전 장관이 몇분 차이로 사표를 내면서 내각 대탈출이 벌어졌고 존슨 총리는 결국 사임을 발표했다.
총리실은 그러나 자비드 전 장관은 비난하지 않고 수낵 전 장관이 배신을 했다며 원망하고 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존슨 총리는 9월 초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하원에서 평의원으로 활발히 활동할 계획이라고 측근들이 말했다.
이렇게 되면 존슨 총리가 몰아낸 테리사 메이 전 총리까지 두 전직 총리가 하원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의원은 총리직에서 물러나고 두 달 만에 하원의원직도 내려놨다. 토니 블레어 전 총리는 총리직과 함께 하원의원직도 그만뒀고 고든 브라운 전 총리는 하원에 남았지만 발언을 자주 하지 않았다.
영국 보수당 대표 및 총리 후보는 두 차례 보수당 의원 투표를 거쳐 5명으로 압축됐고 다음주 2명으로 추려진다.
수낵 전 장관이 전날 2차 투표에서 101표를 얻으며 선두를 지켰지만 아직 승기를 확실히 잡지 못했다.
당선자는 2명 후보를 두고 보수당 평당원들이 투표를 해서 결정하는데 여론조사에서는 수낵 전 장관이 다른 후보들과 맞대결에서 모두 지는 것으로 나온다.
페니 모돈트 국제통상부 부장관은 2차 투표에서 83표를 받아 2위를 유지했는데 평당원 사이에 인기는 1위다.
64표로 3위에 오른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협상을 담당했던 데이비드 프로스트 전 부장관과 2차 투표에서 탈락한 수엘라 브레이버먼 법무상의 지지를 받았다.
경선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수낵 전 장관에게 집중됐던 견제가 모돈트 부장관으로도 향하고 있다.
프로스트 전 부장관 등 트러스 장관 지지자들은 모돈트 부장관이 총리직을 수행하기에는 함량 미달이라고 공개적으로 비방하고 있다.
프로스트 전 부장관은 또 케미 배디너크 전 평등담당 부장관에게 사퇴하고 트러스 장관을 지지하라고 권했다.
후보들은 이날 첫 TV 생방송 토론에 나선다.
이들은 물가 급등, 경기 둔화, 보수당 신뢰 하락 등의 난제에 해법을 내놔야 한다.
보수당은 현재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에 뒤지고 있어서 이대로라면 2024년 총선 승리가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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