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머스크, 트위터 인수 철회의사 제때 밝혔나" 조사 나서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트위터 인수를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지체 없이 밝혔는지에 대해 미국 증권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4일(현지시간) 공개한 서한에서 머스크에게 트위터 인수 거래가 위기에 놓였음을 시사한 트윗과 관련해 왜 SEC에 제출한 서류를 업데이트하지 않았느냐고 문의했다.
이 서한은 6월 2일 발송한 것으로 돼 있다.
이에 앞서 머스크는 5월 17일 올린 트윗에서 트위터의 스팸(가짜) 계정수에 대한 증거가 제시되기 전에는 "인수 거래가 더 진행될 수 없다"고 말했다.
트위터는 가짜(스팸) 계정이 5%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실제 스팸 계정은 20%를 훌쩍 넘길 수도 있는데 "어제 트위터 CEO가 공개적으로 (스팸 계정이) 5% 미만이란 증거를 보여주기를 거부했다"며 한 말이었다.
SEC의 질의는 어떤 회사의 경영에 영향을 미치려는 적극적 투자자들이 그 회사 지분을 5% 이상 취득했을 때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13D' 양식과 관련된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설명했다.
이 양식을 제출한 투자자는 중대한 변경 사항이 있을 때마다 이를 반영하도록 업데이트된 내용을 제출해야만 한다.
SEC는 이 서한에서 "(머스크 트윗의) '될 수 없다'란 문구는 머스크가 인수 계약에 따라 트위터의 인수 완료를 보류하는 법적 권리를 행사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인수를 완료할 의향이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도 이런 중대한 변화를 반영하도록 13D 양식이 수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머스크의 변호인인 마이크 링글러는 6월 7일에 SEC에 제출한 서한에서 이 트윗이 13D 양식을 수정할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게 머스크의 생각이라고 반박했다.
링글러는 머스크가 스팸과 가짜 계정을 파악할 정보를 확보하려 했지만 그렇다고 인수 거래와 관련한 계획과 제안에는 중대한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이달 8일 트위터 인수 합의를 파기한다고 밝힌 뒤 같은 날 이를 반영해 13D 양식을 수정했다.
SEC는 앞서 머스크가 트위터 지분을 5% 넘게 취득한 뒤 이를 규정된 시한을 넘겨 뒤늦게 신고한 데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SEC는 머스크에게 보낸 4월 4일자 서한에서 트위터 지분을 5% 이상 취득한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이런 매입 사실을 왜 시장에 공지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물었다.
머스크는 3월 14일 트위터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게 됐지만 실제로는 지분율이 9%를 넘긴 4월 4일에야 이런 사실을 SEC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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