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여당, 바이든 약속한 튀르키예 F-16 판매 백지화 추진
북유럽 나토가입 어깃장으로 끌어낸 에르도안 성취
민주 "권위주의 정권 돕지 말자" 행정부 견제절차 개시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튀르키예(옛 터키)에 F-16 전투기를 판매하길 원하지만, 민주당 내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권위주의 정부'에 일조할 수 없다며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민주당 소속 상원 외교위원장 밥 메넨데스 의원이 반대 의견을 고수하는 가운데, 미 하원 외교위원회는 튀르키예에 대한 F-16 판매에 관한 행정부의 능력을 제한하는 조치를 두고 표결을 진행 중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튀르키예에 F-16 판매를 원한다고 밝혔다.
튀르키예가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반대를 철회한 후에 나온 발언으로, 튀르키예가 두 나라의 나토 가입 제동을 지렛대로 오랜 염원이었던 F-16을 도입할 수 있게 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튀르키예에 F-16을 판매하는 것은 권위주의 정권을 감싸고 다른 나라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튀르키예는 과거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도입하면서 미국의 전투기 판매 금지 대상에 올랐고, 최근 튀르키예 조종사들이 이웃 국가인 그리스의 영공을 수백 차례 침범한 것도 문제가 됐다.
메넨데스 의원은 튀르키예에 F-16을 판매하는 것에 오랫동안 반대 의사를 표명해왔고,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후에도 같은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13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 체제에서 '권위주의 강화'를 언급하며 "이 모든 것을 하는 나라에 어떻게 보상을 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여기에 미 하원은 이번 주 연례 국방수권법 수정안을 두고 표결을 진행한다.
이는 정부가 튀르키예에 F-16을 판매하는 것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중요하고 판매된 F-16이 그리스 영공 침범에 쓰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증명할 수 없는 한, 이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두고 폴리티코는 가장 최근에 주목받는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 간 외교 정책 논란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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