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세습 준비하나…서방제재 대응기구 요직에 둘째딸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둘째딸 카테리나 티코노바(36)가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대응하는 기구의 수장으로 임명됐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방 대응이 향후 러시아를 통치하는 데 중대한 과제로 관측되는 까닭에 푸틴 대통령이 차기 권력 승계를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보도에 따르면 티코노바는 최근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 격인 '러시아 산업·기업인 연맹'(RSPP) 공동 회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RSPP는 러시아의 최대 재계 이익단체로, 최근엔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 제재에 맞서 러시아 경제 대응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맡았다.
RSPP는 특히 러시아 경제가 서방 제품과 기술에 의존하는 정도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 중으로, 서방 제재를 우회해 제3국을 거친 수입로를 물색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RSPP는 국영, 민간 기업을 회원으로 재계 이익을 대변하는 비정부 조직으로, 그간 크렘린궁에 충성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티코노바가 재계와 정계를 아우르는 요직을 맡으면서 푸틴 대통령의 권력을 승계하기 위한 자리로 전면에 나서게 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더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의 이번 결정을 두고 "정치에서 한 역할을 하기 위해 훈련을 받고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미 티코노바는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의원으로 선출되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도 나돌았다.
앞으로 티코노바가 모스크바국립대 수학연구소 부소장으로 있으면서 RSPP 공동 회장을 겸직할 수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티코노바는 지난해 서방에 맞선 영상 공유 앱을 개발한 재단을 운영 중이기도 하다.
앞서 그는 러시아 재벌인 키릴 샤말로프와 2013년 결혼했다가 2018년 결별한 것으로 전해힌다.
티코노바는 아크로바틱(곡예) 로큰롤 댄서로 국제 대회에 출전한 것으로도 보도됐으나 크렘린궁은 이를 공식 확인한 바 없다.
푸틴 대통령의 자녀를 포함한 사생활은 러시아에서 공공연한 비밀처럼 다뤄진다.
그는 2013년 이혼한 부인과 사이에 티코노바를 포함해 두 딸을 뒀으며, 현재 연인으로 알려진 전직 리듬체조 국가대표 알리나 카바예바(39)와도 네 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티코노바 언니이자 첫째 딸인 마리아 보론초바는 모스크바국립대를 나온 소아 내분비학 전문가로, 네덜란드 사업가와 결혼했다는 설이 있다.
티코노바는 외할머니 성을 따른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때 한국 해군 예비역 장성의 아들과 열애설이 불거져 우리나라에서 주목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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