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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가 먼저" 세계 식량난에 바이오연료 퇴출론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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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가 먼저" 세계 식량난에 바이오연료 퇴출론 고조
환경단체 "우크라 밀수출 20%만큼 먹거리 전환 가능"
생산성 높일 유전자변형 작물 재배 허용 요구 목소리도


(서울=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침공 여파로 전 세계적인 식량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식물성 바이오 연료 사용을 중단하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제 환경단체 '리플레닛'(RePlanet)은 최근 '푸틴 꺼 버리기'(Switch Off Putin)라는 제목의 온라인 보고서에서 유럽연합(EU)이 바이오 연료 사용을 중단할 경우 우크라이나 밀 수출량의 20% 정도에 해당하는 밀을 식량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리플레닛은 "2020년 EU는 바이오연료 공급 원료로 330만t의 밀을 써 버렸다"며 "같은 해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량은 1천640만t으로, 5분의 1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원료인 옥수수의 경우에도 2020년 EU 바이오 연료용으로 650만t 정도가 쓰였는데, 이는 우크라이나 옥수수 수출량(2천400만t)의 약 4분의 1 수준이라고 리플레닛은 밝혔다.
EU는 내연기관 이용 과정에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인다는 목적으로 바이오 연료를 휘발유·경유에 혼합해 쓰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바이오 연료의 주요 재료인 옥수수·밀·사탕수수 등 곡물 가격 급등으로 관련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게 나오는 추세다.
실제 최근 세계식량계획(WFP)도 팬데믹, 기후 변화,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주요 식자재 품목 가격 상승이 식량난을 부추기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리플레닛은 특히 화석 연료 대안으로 바이오 연료가 부상한 것은 사실이지만, 바이오 연료 생산 과정을 잘 뜯어보면 탄소 절감 효과는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비료를 뿌리거나 농경지를 개간하는 과정에서 대기 중 탄소 배출이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월 미국 위스콘신대 연구진도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옥수수로 만든 에탄올의 탄소 집약도가 일반 휘발유의 것보다 최소 24% 높다"고 밝혔다. 탄소 집약도가 높을수록 탄소는 더 많이 발생한다는 뜻으로 보면 된다.
마크 라이너스 리플레닛 공동 설립자는 "푸틴의 식량 인질극을 극복하려면 각국이 러시아에 대해 경제 제재를 하는 것처럼 개인도 가정에서 식량을 아껴 써야 한다"며 "지구촌 빈곤과 기아 문제를 줄이기 위한 우리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말 독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는 바이오 연료 혼입 정책 일시 완화 또는 중단이 의제로 다뤄졌으나, 결의에는 "대체 연료 마련을 위한 장기적 노력과 기후·생물 다양성·식량 안보 관련 목표 달성을 위해 지속해서 관심을 둘 것"이라는 정도로만 정리됐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리플레닛은 또 더 많은 양의 곡물을 수확할 수 있도록 유전자 변형 작물 재배를 허용할 것도 EU에 촉구했다.
다소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같은 양의 곡물 수확을 위해 더 많은 경작지가 있어야 하는 유기농법 대신 화학비료 사용 등 기존 집약적 방식으로 농가에서 더 높은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하자는 주장도 펼쳤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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