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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태평양 섬나라 지원 예산 3배 증액"…중국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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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태평양 섬나라 지원 예산 3배 증액"…중국 견제
해리스 부통령, 태평양제도포럼서 화상 연설…해당 국가들 반색
중국 국방무관, 기자인 척 취재석 앉아있다 쫓겨나기도



(서울=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태평양 섬나라들에 대한 영향력 강화를 두고 중국과 힘겨루기하는 미국이 이 지역 어업·기후변화 분야 지원 예산을 기존의 3배로 증액하겠다고 발표했다. 태평양 섬나라들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13일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은 피지 수도 수바에서 열린 태평양제도포럼(Pacific Islands Forum) 화상 회의에서 "불법 조업 방지, 해양 안보 강화, 기후변화 문제 해결 등을 위한 태평양 도서 지역 자금 지원을 10년간 연간 6천만 달러(약 783억원)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보다 3배 늘어난 규모다.
미국은 또 키리바시와 통가에 대사관을 설치하고, 사상 처음으로 PIF를 전담하는 특사를 지명키로 했다.
태평양 제도 포럼 회원국은 일제히 반색했다. 포럼에는 호주, 뉴질랜드, 쿡 제도, 피지, 투발루, 니우에, 솔로몬제도, 통가, 파푸아뉴기니, 팔라우 등 18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바이든 미 행정부가 태평양 지역 내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말했다.
수랭걸 휩스 팔라우 대통령도 "미국이 돌아왔다. 이곳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우리는 때로 서방과의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그들에게) 잊히곤 했는데, 미국의 (이런)행보는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지원예산 증액 결정은 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중국 견제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4월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을 체결하는 등 외교 관계를 수립하며 역내 국가와 접점을 늘리고 있다. 5월에는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파푸아뉴기니, 사모아, 피지 등 10개국을 순방해 외교장관회의를 열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구체적으로 국가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을 겨냥해 "국제 질서를 훼손하는 나쁜 국가들에 맞서 꿋꿋이 일어서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해리스 부통령 연설 도중 중국 대사관 측 인사 2명이 언론사 기자인 것처럼 취재석에 앉아 있다가 영국 가디언지 기자에게 발각돼 회의장 밖으로 쫓겨 나는 소동도 있었다.
가디언 기자는 "왕이 외교부장 방문 당시 내 질문을 막던 사람 중 1명이 그 자리에 앉아 있어서 얼굴을 알아봤다"고 말했다.
이들 2명의 신원은 중국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국방무관들로 확인됐다고 가디언이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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