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상승 전환…3.5원 오른 1,303.9원 마감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11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며 1,300원대서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3.5원 오른 달러당 1,303.9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6일(1,206.3원)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전장보다 3.4원 내린 1,297.0원에 출발해 장 초반 1,297원대서 움직였으나 오전 10시를 기해 오전 하락분을 반납하며 1,300원을 넘어섰다. 이후 1,301원대서 공방을 벌이다 장 막판 한 번 더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가 건전한 것으로 나타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일부 회복하는 듯했지만, 다른 주요 통화들의 가치가 속절없이 하락하며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은 장중 137.27엔을 넘어서며 1998년 9월 9일(고가 기준 137.95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화 가치가 약 2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뜻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2%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목표를 안정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저금리의 초 완화 정책을 유지한다고 밝힌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고질적인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을 겪어왔다.
또 러시아가 유럽연합(EU)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량을 줄이며 에너지 가격이 치솟자 달러 대비 유로화 환율도 지난주 20년 만의 최고치까지 오르기도 했다.
원화가 연동해 움직이는 중국 위안화의 달러 대비 환율도 이날 고공 상승하며 6.7위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07.4선을 넘었다가 현재 107.3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2002년 10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미국의 긍정적인 고용 지표 효과는 일부 소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비농업 부문 고용은 37만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 예상치(25만명 증가)를 웃돌았다. 통상 고용이 견조하면 투자심리가 살아난다.
다만 최근 경기 침체 우려에도 고용지표가 견조하다는 점을 확인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에도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 커져 달러 선호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날 오전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가 하락세로 전환한 점도 환율을 밀어 올린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에 밀려 0.44% 하락 마감했다.
오후 3시 30분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51.72원이다.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958.54원)에서 6.82원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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