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차기 총리 레이스 속도전…12일 내 '최종 2인' 압축
하원 휴회 직전인 이달 21일 결선투표 대상 확정할 듯…출사표 잇따라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사임을 발표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를 대신할 차기 총리를 선출하기 위한 절차가 발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영국 하원이 6주간 휴회 기간에 접어들기 직전인 오는 21일까지 12일 내로 최종 후보 2인을 압축하는 작업까지 마치겠다는 게 보수당의 구상이다.
보수당 평의원(하원의원) 모임인 1922위원회에서 공동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밥 블랙맨 의원은 9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출연해 "이달 21일까지 여러 차례의 비밀투표를 거쳐 최종 후보 2인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은 현 다수당인 보수당의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1922위원회와 보수당 이사회가 당 대표 선출 위원회를 구성해 경선을 관리한다.
블랙맨 의원은 보수당이 이달 11일 오후까지 당 대표 선출 위원회를 구성하고 경선 일정을 확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후 최저 득표자를 계속 탈락시키는 방식의 의원 비밀투표를 여러 번 진행하면서 오는 21일까지 결선에 오를 2명을 가려내겠다는 게 당의 방침이다.
당 대표는 보수당 당원 전체의 투표로 정해진다. 8월 중 이런 결선 투표를 마치고 하원이 다시 회기를 시작하는 9월 초까지 총리가 될 새로운 당 대표를 정하겠다는 구상을 보수당은 하고 있다.
보수당이 오는 10월 당대회를 예정하고 있는데도 당 대표 선출에 속도를 내려는 것은 존슨 총리의 즉각적 사임을 요구하는 당 내외의 압박이 적지 않은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전날 당 대표에서 사임하겠다고 발표한 존슨 총리는 새 총리가 취임하기 전까지는 총리직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당장 제1야당인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는 존슨 총리를 하루라도 빨리 끌어내리기 위해 내주 의회 신임투표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보수당 내에서도 즉각 사퇴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 대표 선출 위원회에 참여하기로 한 윌리엄 랙 하원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존슨 총리에 대한) 새로운 신임 투표가 필요한 상황이다. 신임 투표가 열리기까지 존슨 총리는 옳은 결정을 하고 물러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차기 총리에 도전하는 이들의 출사표도 이어지고 있다.
차기 유력 총리 후보로 꼽혀온 리시 수낙 전 재무부 장관이 트위터 영상 등을 통해 경선 참여를 공식화했고, 앞서 톰 투겐드하트 하원 외교위원장과 수엘라 브레이버먼 법무상도 총리직 도전을 선언했다.
제러미 헌트 전 외무부 장관, 벤 월러스 국방부 장관, 자비드 전 보건부 장관 역시 출마를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스티브 베이커 전 브렉시트 담당 차관도 출마를 시사한 바 있다.
여성·평등부 장관을 지냈던 케미 베이드노크 의원도 이날 일간 더타임스에 출마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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