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고금리→저금리 대출 전환 때 금리 연 7% 넘지 않도록
취약층 대출 구조 재정비…증가 억제하면서 변동→고정금리로 전환
부실 차주 신용채무 최대 90% 원금 감면·특례보증상품 출시
대출 금리 0.25%p 인상 때 가계 연간 이자 부담 3조3천억원 증가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이지헌 오주현 기자 = 금융당국이 금리 상승에 따른 취약층 대출의 부실 확대를 막기 위해 이르면 9월 하순부터 소상공인이 고금리에서 저금리로 대출을 전환할 때 적용하는 금리가 연 7%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기로 했다.
아울러 최근 금리 급등을 고려해 취약층의 대출 증가는 억제하되 변동 금리에서 고정 금리 대출로 전환하도록 하는 등 대출 구조 재정비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이 비은행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바꿀 수 있고 금리 급등에 대비해 고정 금리로 갈아탈 수 있다는 점에서 취약층 대출 상환의 연착륙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소상공인의 금융 애로 완화를 위해 비은행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대환하는 내용의 맞춤형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한 데 이어 해당 대출 상품의 최고 금리를 7%로 정했다.
대상은 소상공인 중에서도 자영업자와 소규모 업체며, 전환할 수 있는 한도는 5천만원 정도다. 이르면 오는 9월 하순 또는 늦어도 10월 중에 시행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대환대출 지원 규모를 7조5천억원에서 8조5천억원으로 늘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중에서 금융 애로 차주에 대해선 금리 상승에 따른 잠재 부실 확대 방지를 위해 대출 구조의 질적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비은행 고금리 대출을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대환 대출의 금리를 7% 이하인 6∼7% 수준에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만기 연장한 대출 외에 소상공인의 다른 고금리 대출도 전환 대출 대상이 된다"면서 "코로나19 피해로 손실 보상을 받은 소상공인들도 대상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런 조치는 대출금리 상승으로 금융 부담이 늘어나고 물가 상승, 경기침체 등으로 한계업종 중심의 부실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출 금리가 0.25%포인트(p) 오르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3조3천억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금융위원회는 분석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고금리에서 저금리로 전환 대출뿐만 아니라 부실 우려가 있는 소상공인 대출자에게는 상환 일정 조정, 금리·원금 감면 등 채무 조정을 지원한다.
이들에게는 최대 3년까지 거치 기간을 주고 최대 20년으로 장기·분할 상환을 유도하기로 했다. 대출 금리 또한 중신용자 대출 금리 수준으로 조정해주기로 했다. 이들이 보유한 신용 채무에 대해선 최대 90%까지 과감한 원금 감면을 시행하기로 했다.
상환이 가능한 소상공인 대출자에게는 금리 상승, 원자재 비용 등 경영 상황에 맞춰 특례 자금을 지원한다.
저신용 및 저소득 서민의 금융 애로 완화를 위해 정책 서민금융도 공급된다.
금리 인상에 취약한 최저 신용자가 불법사금융 피해를 겪지 않도록 특례보증상품을 오는 10월에 신규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이 대출을 연체한 경우 추심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자산관리공사의 개인 연체채권 매입펀드 신청 기한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은행권 또한 취약계층에 대한 대출 금리 배려 등 금융 지원과 자율 채무조정을 확대할 예정이다.
은행권 자체적으로 무보증 신용대출(새희망홀씨) 등 서민·취약층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 새희망홀씨의 올해 공급 목표는 3조5천억원으로 전년보다 3천300억원을 늘려 잡았다.
가계대출 프리워크아웃 활성화, 가계대출 소멸시효 완성채권 소각 등을 통해 취약 및 연체 대출자의 생활 안정과 재기도 지원할 계획이다.
시중은행은 이자 상환 부담 완화를 위한 자체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보유 중인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동일하게 대출 만기를 5년 연장하거나, 고신용등급에 적용됐던 우대 금리를 저신용자에 적용해 상단 금리를 0.9%포인트 내리는 등의 상품을 확대해 내놓을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일부 은행의 대출 금리 인하에 대해 "은행권 스스로 노력을 하고 있는데 굉장히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이 거대한 쓰나미는 정부 힘만으로 넘어가기는 어려우며 이 사회 전체가 함께 돌파해야 하는 만큼 금융권 자체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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