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소녀상앞 수요시위…"주옥순 등 4명 독일경찰 고소 추진"
코리아협의회, 평화의 소녀상 앞 극우 집회 막기 위해 법률검토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재독 시민사회단체인 코리아협의회와 독일 시민단체 극우에 반대하는 할머니들, 정의기억연대 소속 40여명은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소녀상 앞에서 수요시위를 열고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의 영구존치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단순한 한일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우크라이나 등에서 이뤄지고 있는 전시 성폭력과 여성 인권 문제의 상징"이라며 "미테구는 역사적 진실을 외면하는 일본 정부와 극우의 철거 압박에 굴하지 않고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을 적극적으로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은 2020년 9월에 1년 기한으로 베를린시 미테구 모아비트에 설치됐다가 올해 9월 28일까지 설치기간이 1년 연장됐다.
미테구의회는 지난달 21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영구설치 결의안을 재차 의결, 미테구에 영구설치를 청원했다. 재작년 12월 2일 영구설치 결의안을, 지난해 3월에는 영구설치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때까지 지금 자리에 설치 허가를 계속 연장하라고 미테구청에 청원한 데 이어 세번째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녹색당과 좌파당 미테구 의원은 "소녀상은 동네의 일부분이 됐다"면서 "소녀상이 계속 이곳에 머물 수 있도록, 영구설치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앞으로도 미테구청을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는 지난달 26∼30일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등 한국 극우단체 소속 4명이 "소녀상을 철거하라"며 원정시위를 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게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청한 데 이어 주요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시점이었다. 이들은 귀국후 추후 일본 극우와 함께 재차 베를린 소녀상앞 시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는 이날 집회에서 "주옥순 등 극우단체 소속 4명을 국민선동으로 공공의 평화를 위협하고, 사자 명예훼손을 한 혐의 등으로 법률검토를 거쳐 독일 경찰에 고소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며 "이들이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시위할 수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독일에서는 과거사, 특히 나치 시대 유대인 대학살을 부정하는 경우 처벌 대상이 된다. 유대인 대학살을 상기시키거나 피해자를 추모하는 기념비 앞에서는 집회나 시위도 할 수 없다.
형법 130조는 특정 인구집단에 대한 혐오를 선동하거나 그들에 대한 폭력적 또는 독단적 조처를 요구하는 행위, 특정 인구집단을 모욕하거나 악의적으로 비방해 타인의 인간적 존엄성을 침해해 공공의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베를린 시민 아스쿨라씨는 "극우단체 소속 원정시위자들에게 한 번이라도 위안부 피해자랑 대화를 나눠본 적이 있냐고 물었는데 없다고 했다. 한 번도 대화를 나눈 적이 없으면서 어떻게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도 마찬가지지만, 역사의 산증인의 증언을 들으면 거짓말이 아니란 걸 알 수 있다"면서 "그들은 진실을 듣기를 원하지 않고, 우리가 진실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막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yuls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