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압박 통했나…미얀마 군정방송 온라인 중계 중단
인권단체·반군부 조직 등 항의 수용한 듯
(양곤[미얀마]=연합뉴스) 이정호 통신원 = 미얀마 쿠데타 군부 선전용으로 운영되는 국영방송 MRTV를 온라인으로 볼 수 있는 생방송 서비스가 돌연 중단됐다.
MRTV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은 6일부터 "이 방송 콘텐츠는 차단됐다"는 글과 함께 방송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MRTV는 지난 5월 4일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까지 참석한 행사를 열고 대대적으로 방송을 볼 수 있는 앱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 앱은 하루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등에서 사라졌다.
당시 군부 감시단체 저스티스 포 미얀마(JFM)가 구글과 애플에 "MRTV는 미얀마 군부가 국민을 상대로 펼치는 심리전의 일환"이라며 앱 사용 금지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군정은 디캐스트사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새로운 MRTV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에서 생방송을 중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디캐스트는 미국의 캘리포니아에 기반은 둔 라이브 스트리밍 및 비디오 호스팅 전문기업이다.
이번에도 국제사회와 인권단체들의 요구에 디캐스트가 서비스를 중단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JFM 대변인 야다나 마웅은 "테러 조직인 불법 미얀마 군사정권이 디캐스트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혐오 발언과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며 "디캐스트가 앱을 통한 생중계를 차단해준 조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도 애플, 알파벳, 클라우드 플레어, 고 대디, 텔레그램, 트위터를 포함한 많은 IT 기업들이 미얀마 군부와 기술 거래를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은 개탄스럽다"며 미얀마 군대와 관련 기업들에 기술 제공을 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현재 미얀마 군부는 국영방송 MRTV와 군영방송 먀와디 외에는 뉴스 방송을 전면 금지하는 등 언론 탄압에 몰두하고 있다.
2020년 11월 미얀마 총선거가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에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는 17개월째 반대 세력을 유혈 탄압하고 있다.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작년 2월 쿠데타 이후 유혈 탄압 과정에서 2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해됐으며, 1만4천명이 넘게 체포·구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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