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상장에 모회사 소액주주들 8조9천억원 기회손실"
경제개혁연구소, 2017∼2022년 6월 IPO기업 분석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모회사 소액주주들이 자회사 상장으로 입은 기회손실이 지난 5년 반 동안 약 9조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개혁연구소는 5일 '이중상장 현황 및 규제 시 고려사항' 보고서를 통해 2017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 새로 상장한 42개사를 대상으로 이들의 상장 모회사 소액주주의 기회손실을 추정한 결과를 발표했다.
기회손실은 모회사 소액주주들이 자회사가 기업공개(IPO) 시 공모한 주식을 배정받았을 경우 얻을 수 있는 이익으로 계산했다.
상장일 종가를 기준으로 기회손실이 발생한 사례는 32개사로 조사됐다.
분석대상 42개 IPO 회사 전체를 기준으로 모회사 소액주주가 간접지분율(모회사의 자회사 지분율 반영)만큼 공모 주식을 인수했다면 8조8천700억원가량의 이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산됐다.
만약 모회사 소액주주들이 공모 주식 모두를 인수했다고 가정할 때 기회손실 규모는 14조7천500억원으로 분석됐다.
기회손실 금액이 가장 큰 회사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 모회사(LG화학)의 소액주주가 간접지분만큼 인수했다면 4조6천791억원, 자회사 지분을 전량 인수했다면 7조408억원의 이익을 각각 얻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모회사 소액주주들이 간접지분만큼 인수했을 때 이익 규모는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1조2천188억원, 카카오페이[377300]는 5천786억원으로 각각 추산됐다.
분석 대상 중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하는 쪼개기 상장이 다수인 기업집단은 SK그룹(3개사), 카카오그룹(2개사), 현대중공업그룹(2개사) 등이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하는 '쪼개기 상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에 대한 규제 방안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이은정 연구위원은 "쪼개기 상장으로 자회사는 모회사나 최대주주의 자금 투입 없이 자금 조달이 가능해지고 기업의 규모를 확대할 수 있지만, 모회사 소액주주들은 그만큼 피해를 본다"고 지적했다.
규제 방안과 관련해서는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방안은 근본적 개선책이 아니며 매수청구 가격에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신주인수권 부여는 그 대상과 규모에 대한 추가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쪼개기 상장의 문제는 이중상장(모자회사 동시 상장)의 한 형태이지만 이에 대한 규제와 문제점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되지 않고 있다"며 "이중상장에 대한 규제까지 포괄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alread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