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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단결 다짐했지만…"장기전 피로감에 이미 균열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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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단결 다짐했지만…"장기전 피로감에 이미 균열 노출"
"고물가·에너지 위기에 국내여론 눈치봐야 하는 처지"
바이든 중간선거 위태·존슨 총리도 정치적 타격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4개월간 서방은 전례 없는 단결을 보여줬지만, 이미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3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높은 물가상승률, 에너지 공급 위기 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대중의 피로감이 쌓이면서 서방의 지도자들의 자국 내 지위가 위태로운 모습이다.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서방의 지원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추가 지원은 서방의 지도자들이 자국민들을 얼마나 설득할 수 있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패배하지 않는 것이 확실해질 때까지 모든 동맹은 우크라이나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절차를 공식 개시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방어 의지를 더욱 다졌다.
그러나 서방 지도자들은 우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자국 여론부터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는 최근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의 피로감이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칼라스 총리는 높은 물가 상승률, 에너지 위기, 여전한 코로나19 대유행 등을 거론하며 이러한 사안이 점점 더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우크라이나가 그들 나라를 지킬 수 있도록 도와야 하므로 우리는 지칠 수 없다"고 했다.
이러한 피로감은 사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기대하는 바이기도 하다. 푸틴 대통령은 자국 내 현안 대신 우크라이나 전쟁에 몰두하는 서방 지도자들이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미 바이든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리고 있다.
미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실시한 설문에서 '다음 중 바이든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이 돼야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만이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꼽았다.
가장 응답률이 높았던 답은 인플레이션(38%)이었다. 이밖에 에너지 위기 해결, 의료 서비스 비용 절감·접근성 개선, 기타 등의 응답도 우크라이나의 승리보다 더 많았다.
'미국을 걱정하는 재향군인'(CVA)의 댄 콜드웰 선임고문은 "역사적인 국내 경제의 도전에 직면한 미국인들이 해외에서 새로운 안보 약속을 하고 핵으로 무장한 러시아와 전쟁을 시작하는 것을 경계하는 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인들이 국민 복지와 직접 관련된 국내 문제에 관심을 쏟는 것을 선호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콜드웰 고문은 지적했다.
11월 중간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공화당은 경제문제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여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은 커지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주도하는 영국에서도 보리스 존슨 총리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존슨 총리는 이른바 '파티 게이트'로 촉발된 지난달 6일 보수당 내 신임 투표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반란표가 무더기로 나왔다.
이어 지난달 말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참패,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었다.
noma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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