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몸살' 인도, 결국 일회용 플라스틱 퇴출 팔걷어
예외 제품 많고 국민의식 낮아 실효성엔 회의적 시선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전국 곳곳에 형성된 수 천개의 쓰레기 산으로 골머리를 앓아오던 인도가 결국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퇴출에 가세했다.
2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전날부터 컵, 빨대, 아이스크림 막대 등 19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에 대해 생산, 수입, 유통, 판매 등을 금지했다.
일부 산업계는 빨대 등은 예외로 해달라거나 조치를 유예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부펜데르 야다브 인도 환경부 장관은 전날 이번 조치는 지난 1년간 준비돼왔다며 "이제는 그 시간이 다 됐다"고 말했다.
AP통신이 통계 전문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2019년 기준으로 거의 1천300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버려지거나 재활용되지 않고 있다.
마구 버려지는 플라스틱 등으로 인해 대도시 주변에는 수천 개의 쓰레기 산이 형성됐다.
인도 환경연구기관인 과학환경센터(CSE)는 2020년 연구에서 인도 전역에 3천159개의 쓰레기 산이 있고 그곳에 쌓인 쓰레기의 양은 무려 8억t에 달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환경 오염이 더는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결국 인도 정부도 다른 나라처럼 일회용 플라스틱 퇴출 카드를 꺼낸 셈이다.
인도 환경부는 "1인당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이 지난 5년간 2배 가까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인도가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을지에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은 상황이다.
우선 일회용 플라스틱 봉투와 음료수병, 과자 봉지 등은 이번 조치에 포함되지 않았다. 일회용 플라스틱 봉투는 향후 단계적으로 퇴출될 예정이다.
환경운동가 드르스타디움 케라는 EFE통신에 "정부의 이번 결정은 플라스틱 소비를 크게 줄이기에는 충분치 않다"며 플라스틱 쓰레기의 작은 부분만 해당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만큼 전반적인 국민 의식 수준이 높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로 인도 국민 대부분은 분리수거의 개념이 거의 없으며, 집 앞 하천이나 노천 등 아무 곳에나 쓰레기를 마구 버리는 실정이다.
합법적인 일회용 플라스틱 생산업체가 문을 닫을지라도 곧바로 불법 업체가 이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뉴델리의 야채 노점상인 모티 라흐만은 AP통신에 "(기존 플라스틱처럼) 비용 효율이 높은 대체 제품이 없다면 내 사업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어쨌든 플라스틱은 모든 곳에 사용되고 있다고 했다.
당장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중단하는 것은 어렵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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