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조선대팀 큐브위성 첫 사출 성공…자세 안정화 시도중(종합)
위성 빙글빙글 도는 중으로 추정…신호는 일부만 수신
(서울=연합뉴스) 문다영 기자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에 실려 궤도에 올라간 성능검증위성으로부터 조선대 학생팀이 만든 큐브위성(초소형 위성)이 성공적으로 사출(분리)돼 일부 상태 정보를 지상으로 보냈다.
다만 큐브위성이 빙글빙글 돌고 있어, 자세 안정화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조선대팀 큐브위성 'STEP Cube Lab-Ⅱ'가 29일 오후 4시 50분께 성공적으로 분리된 뒤 30일 오전 3시 48분께 지상국이 이 큐브위성이 비콘 신호로 보내는 일부 상태정보를 수신했다고 밝혔다.
◇ 신호 수신은 일부만 이뤄져
큐브위성이 보낸 상태정보에는 위성의 모드, 자세, GPS 상태, 배터리 모드, 배터리 전압 정보가 포함됐다. 이중 배터리 모드와 전압은 정상으로 나타났다.
다만 당초 목표했던 총 20회의 반복 수신 중 2회만 지상국이 신호를 받았다.
과기정통부와 조선대 관계자의 설명을 종합하면 학생팀은 이날 오전 2시 10분과 3시 50분에 비콘 신호를 10회씩 반복 수신하려고 시도했다.
오전 2시 10분께 첫 수신 시도에서는 조선대 내 지상국과 위성이 신호를 주고받을 만한 고도각이 확보되지 않아 신호를 받지 못했고, 두번째 시도에서 수신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 텀블링 중으로 추정…원격조종으로 자세 안정화 시도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사출 영상으로 봤을 때 큐브위성이 현재 빠르게 회전(텀블링)하고 있어, 상태정보 송신은 여러 차례 됐으나 수신 횟수는 적은 것으로 추정했다.
과기정통부가 공개한 사출 영상에서 큐브위성은 성공적으로 분리되는 것까지 확인됐으며 그 후 카메라가 관측할 수 없는 영역으로 나갔다.
과기정통부는 "완전한 양방향 교신을 위해서는 자세 안정화에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선대팀 큐브위성의 다음 교신 예정 시각은 위성이 한국 상공을 다시 지나는 30일 오후 3시 48분과 5시 26분이다.
지상국은 이때 상태정보를 수신하고 교신 명령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선대 큐브위성에는 자세를 제어하기 위한 자기토커와 반작용휠이 장착돼 있다.
조선대 학생팀은 비콘 신호는 조선대 내 지상국에서 받고, 명령 송수신은 대전의 위성관제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인 ㈜솔탑의 지상국에서 하고 있다.
이날 오후 위성 신호를 확인해 자세가 안정됐다는 판단이 들면 GPS 상태를 받을 계획이다.
◇ 백두산 천지 수온변화 모니터링 예정
STEP Cube Lab-Ⅱ는 조선대 오현웅 교수(스마트이동체융합시스템공학부)가 지도하는 학생팀이 개발했다.
'6U 규격'(10×20×30㎝)에 질량이 9.6kg으로, 성능검증위성에 실린 4기의 큐브위성 중 가장 무겁다. 임무 수명은 약 1년이다.
이 큐브위성의 주된 임무는 최근 폭발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는 백두산 천지의 수온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학생팀은 국내 최초로 전자광학·광대역 적외선·장적외선 카메라 3대를 장착해 한 달에 3∼4회 백두산 천지 수온의 열영상을 촬영하려고 이 위성을 설계하고 제작했다.
이 밖에도 한반도 도심지역 열섬현상, 원전 온배수 방류 현황 등을 관측할 수 있다.
또 이 큐브위성에는 조선대 연구팀에서 개발한 태양전지판 관련 신기술 시험용 기기들도 탑재돼있어, 부(副)임무인 기술검증을 수행할 예정이다.
◇ 자세 안정화만 이뤄지면 전망 긍정적
누리호에는 조선대를 비롯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울대, 연세대 등 4개 대학 학생팀들이 각각 개발한 4기의 큐브위성이 탑재됐다.
누리호 성능검증위성에 실린 큐브위성들은 지난 2019년 개최한 제5회 '큐브위성 경연대회'에서 선정된 대학 학생팀들이 직접 제작·개발한 결과물이다.
과기정통부는 그동안 해외 발사체를 이용해 학생팀이 개발한 큐브위성을 4차례 발사했으나, 이 중 양방향 교신에 성공한 적은 없었다.
큐브위성은 매우 적은 예산으로 개발되며 상업용 위성에 비해 신뢰성이 떨어지는 면이 있다.
실패할 경우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대부분 전력, 충격 등으로 인한 오작동이 원인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세계적으로도 큐브위성의 교신 성공률은 일반 실용위성과 비교해 낮은 편이다.
하지만 조선대팀 큐브위성의 경우 현재 위성의 배터리 모드와 전압이 정상 상태여서, 자세 안정화만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조선대학교 오현웅 교수는 "비콘신호 수신은 정한 임무수행 성공 기준에 있어 수신·교신의 성공 단계 중 레벨 2의 절반을 수행한 수준"이라며 "향후 정상적인 위성 운영을 통해 최종 임무 목표인 분화 징후 관측 영상 획득과 지상에서 영상을 내려받는 단계까지 잘 수행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박사과정 학생 손민영 씨는 "큐브위성 제작 당시 반도체 수급 지연 등 어려움 속에 만들어져 마지막까지 걱정이 많았는데, 무사히 비콘 신호가 수신돼 안심할 수 있었다"며 "다음 단계인 백두산 천지 촬영과 지구 관측에 대한 사진 데이터를 지상에서 잘 받아 연구팀이 열심히 노력한 만큼의 성과가 나오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조선대는 이번 큐브위성이 누리호에 실려 쏘아올려진 큐브위성 중 유일하게 지역 대학에서 개발된 위성이라는 점에도 의미를 두고 있다.
◇ '본체' 성능검증위성 자세 안정 범위로 회복
한편 큐브위성을 내보낸 후 '본체'에 해당하는 성능검증위성의 자세는 안정됐다고 볼 수 있는 범위 안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전했다.
항우연은 성능검증위성의 자세가 완전히 안정된 뒤, 남아 있는 3기의 큐브위성도 일정대로 사출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출 예정 날짜는 KAIST 7월 1일, 서울대 3일, 연세대 5일이다.
큐브위성 사출을 마치면 성능검증위성은 국내에서 개발된 우주핵심기술 탑재체 3종(발열전지, 제어모멘트자이로, S-Band 안테나) 설비가 실제 우주환경에서도 설계된 대로 성능을 잘 발휘하는지 검증하는 임무를 준비하게 된다.
성능검증위성은 임무수명기간인 2년 동안 지구 태양동기궤도에서 하루에 약 14.6바퀴 궤도운동을 하도록 설계됐으며, 다음달 하순께부터 본격적인 임무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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