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럽에 군사력 증강…러 턱밑 폴란드에 군단사령부 첫 주둔(종합2보)
폴란드·루마니아에 전투여단 순환배치…서유럽에 F-35, 구축함 추가
"우크라전 이후 2만명 늘린 병력 10만명 유지"…러 강력 반발 예상
(서울·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류지복 특파원 = 미국이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육해공군의 군사력을 대폭 증강 배치하기로 했다.
로이터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유럽의 달라진 안보 환경에 대응하고 우리의 집단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미국의 전력태세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현재 유럽에 주둔하는 미군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보다 약 2만명 많은 10만명 수준이다.
미 안보 당국자는 구체적인 병력 증강 계획을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이 예측가능한 미래를 위해 10만명 주둔을 유지한다는 의미라고 AP는 전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폴란드 등 구소련의 위성국가들에 군사력을 증강 배치하는 점이다.
폴란드에는 미 육군 제5군단 전방사령부 본부를 야전지원대대와 함께 상시 주둔시키기로 했다. 5군단은 미 육군의 유럽 지역 작전을 관할한다.
AP는 이번 조처가 러시아 인근 지역에 처음으로 상시 부대를 배치하는 것이라고 의미 부여했다.
설레스트 월랜더 미 국방부 차관보는 폴란드의 상시부대는 나토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변화된 안보환경에 헤쳐나가도록 돕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또 폴란드와 루마니아에도 각각 3천명과 2천명 규모의 전투여단을 순환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발트해 연안국에는 기갑, 항공, 방공, 특수 부대 등의 순환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발트해 연안 3국은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 에스토니아를 말한다.
나토와 러시아는 1997년 냉전 이후 러시아와 유럽 간 건설적 관계 형성을 위해 러시아 인접 국가인 동유럽에는 나토 부대를 상시 주둔시키지 않는다고 합의했다.
러시아가 이번 부대 배치 방침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미 당국자는 폴란드 상시주둔이 군단급 사령부 본부에만 해당하고 나머지는 순환배치이기 때문에 이 합의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러시아에 이런 배치 계획을 미리 전달할 필요도 없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밖에 영국에는 F-35 스텔스기 2개 대대를 추가로 배치하고, 스페인 로타 해군기지에 주둔하는 구축함은 기존 4척에서 6척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독일에 방공포와 공병대 등 625명을 추가하고, 이탈리아에는 65명을 추가해 단거리 방공 포대를 주둔시키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는 강력하고 단결돼 있으며 이번 정상회의에서 우리의 집단 전력을 더 강화할 것"이라며 "우리는 나토가 지상, 공중, 해상을 포함한 모든 영역과 모든 방향에서 오는 위협에 대응할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유럽의 평화를 깨고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의 가장 근본적인 원칙을 공격했다"라며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나토가 필요하고 중요해졌기에 미국과 동맹은 군사력을 증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나토 정상회담이 중립국인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할 길을 열어주는 역사적 회담이 될 것이라며 "푸틴은 유럽의 핀란드화를 추구했지만 유럽의 나토화라는 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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