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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 '선구매 후결제' 소액 금융 성행…연 10조원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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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 '선구매 후결제' 소액 금융 성행…연 10조원 넘어
코로나19 거치며 3년내 2배로 커져…규제없어 사실상 누구나 이용
호주 정부 관련 규제 도입 준비 중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에서 미리 물건을 사고 결제는 나중에 하는 일명 '선구매 후결제'(BNPL·Buy now pay later) 시장이 성행하면서 연간 시장 규모가 120억 호주달러(약 10조7천억원)로 늘어났다.
29일 호주 ABC에 따르면 2020~2021 회계연도(2020년 7월∼2021년 6월) 기준 호주의 BNPL 시장 규모는 120억 호주 달러이며 현재 관련 계정도 590만 개가 넘는다.
3년 전만 해도 이 시장의 규모는 56억 호주달러(약 5조원) 수준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겪으면서 2배로 불어났다.
BNPL은 말 그대로 물건을 먼저 산 뒤 비용 결제는 나중으로 미루는 일종의 단기 금융 상품이다.
주급 생활자가 많은 호주에서는 신용카드 발급이 까다롭지만 BNPL은 신용카드와 달리 금융 규제를 받지 않다 보니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ABC는 호주의 상점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BNPL 서비스가 없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애플이 연내 '애플 페이 레이터'라는 서비스를 준비하는 등 앞으로도 시장은 커질 전망이다.
문제는 사실상 신용 거래이면서도 이용자 신용조회와 같은 검증 없이 그야말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어 남용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ABC가 BNPL 계정을 새로 만드는 데는 2분이 걸렸으며 신용 조회 없이 600호주달러 어치의 물건을 신용으로 살 수 있었다.
이처럼 사실상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보니 BNPL을 이용한 뒤 대금 결제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호주 금융협회에 따르면 BNPL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의 18%는 대금 결제를 제때 하지 못한 적이 있으며 7%는 결제를 위해 필수품 소비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아무나 BNPL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BNPL은 신용카드와 달리 법상 신용 거래로 분류되지 않아 금융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서다. 이 때문에 호주 정부도 BNPL 관련 규제를 준비하고 있다.
스티븐 존스 금융 서비스부 장관은 ABC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이 신용 거래인지 아닌지는 논쟁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BNPL이 신용카드와 같은 방법으로 규제하지는 않겠지만 업계와 협의를 통해 관련 법안을 1년 내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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