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더 다가선 미·베네수엘라…미 대표단, 마두로 정권과 회동
미 협상단, 3월에 이어 베네수 방문…미국인 수감자 석방 등 논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미국 정부 대표단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 인사와 만나기 위해 베네수엘라를 방문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저녁 국영방송 연설에서 미국서 막 도착한 "중요한 대표단"이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을 만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정부와 베네수엘라 정부 간 양자 의제에 연속성을 주기 위한" 회동이라고 설명했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미 대표단엔 로저 카스텐스 인질 문제 특사와 콜롬비아 주재 베네수엘라 담당 대사인 제임스 스토리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지난 3월에도 베네수엘라를 '깜짝' 방문해 마두로 정권 인사를 만난 바 있다.
당시 백악관은 이례적인 양국의 고위급 회동을 놓고 '에너지 안보' 문제를 주로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책임을 물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한 무렵에 회동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러시아산 원유의 대체재로 베네수엘라산 원유에 대한 제재 완화를 검토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은 한때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최대 고객이었으나, 2019년 마두로 대통령의 석연찮은 연임 이후 양국 관계가 단절되고 미국이 마두로 정권의 돈줄을 옥죄기 위해서 석유산업에 제재를 가하면서 베네수엘라 석유의 미국 수출길이 끊겼다.
3월 미 대표단 방문 이후 양국 사이에선 관계 개선 신호들이 곳곳에서 감지됐다.
마두로 정권은 미국에 수감돼 있던 미 정유사 임원들 중 2명을 석방하고 지난해 일방적으로 중단한 야권과의 대화도 재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미국도 최근 일부 유럽 에너지기업이 베네수엘라 정유사로부터 빚 대신 원유를 상환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으며, 지난달엔 마두로 대통령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 여사의 조카 등 일부 정권 인사들에 가해진 제재를 해제했다.
양국이 3월에 이어 다시 한 번 마주 앉으면서 추가로 해빙 분위기가 조성될지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회동은 일단 베네수엘라에 수감된 미국인 석방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보도했다.
현재 베네수엘라엔 정유사 임원들을 포함해 최소 8명의 미국이 수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한 명은 2020년 테러 혐의 등으로 체포된 전직 미 해병대원 매슈 히스로, 히스의 가족들은 그가 최근 자살을 시도해 병원에 입원했다며 미 정부에 대책 마련을 호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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