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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다발 폭염 덮친 지구촌…미·중·유럽에 인도까지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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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다발 폭염 덮친 지구촌…미·중·유럽에 인도까지 활활
지구 반대편까지 때아닌 폭염…제트기류 약화로 대기 정체돼 이상기후 심화
"온난화 더 진행되면 북반구 중위도 전지역 38℃ 넘을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지구촌 곳곳이 한꺼번에 찾아온 때아닌 폭염에 신음하고 있다.
지난 주말 폭염이 유럽을 덮치면서 프랑스와 스페인 일부 지역은 섭씨 40도를 훌쩍 넘기면서 7~8월에나 느낄법한 더위에 시달렸다.
화씨 100도(섭씨 37.78도)에 육박하며 무더위 기록을 갈아치우는 미국에서는 22일 16개주에 폭염 경보가 내려졌다.
지구 반대편 중국에서는 이번 주 북부와 중부 지역이 최고 섭씨 40도까지 올라가면서 주민에 외출 자제령까지 내려졌다.
반면 남부 지역은 이달 들어 기록적인 홍수가 발생하면서 주민 수십만명이 터전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인도는 3월 최고 기온 섭씨 33.1도를 기록하며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122년 만에 가장 더운 3월을 맞았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지구 곳곳에서 폭염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과학계는 시간이 지나면서 지구상 여러 곳에서 동시에 폭염이 발생하는 빈도가 더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올해 1월 미국 기상학회(AMS)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5~9월 북반구에서 최소 한 번의 대규모 폭염이 일어난 평균 일수는 1980년대~2010년대 사이 73일에서 152일로 2배가량 늘었다.
그러나 두 번 이상 발생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평균 일수는 같은 기간 20일에서 143일로 7배 넘게 뛰었다. 사실상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한 것이다.
특히 동시다발적으로 폭염이 더 자주 덮친 지역은 북미 동부 지역과 유럽, 아시아 중부·동부 지역으로 관찰됐다.

기후과학자 앤드루 데슬러는 최근 온난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과학자들이 어떤 걸 폭염으로 정의할지, 어떤 걸 더운 날씨의 '뉴노멀'(새 기준)로 정의할지 판단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데슬러는 "만약 폭염의 임계점을 온도계가 수일 연달아 화씨 100도를 초과하는 것으로 정의한다면 일부 지역에서 한꺼번에 폭염이 더 자주 일어나는 것이 전혀 예상 못 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지구상 점점 더 많은 지역이 이러한 온도를 경험하게 될 것이고 결국 지구온난화가 충분한 수준에 다다르면 북반구 중위도에 있는 모든 지역이 (화씨) 100도를 넘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여파가 더 심각한 상황으로 번질 수도 있다.
폭염이 한 국가에서 일어나면 질병이나 죽음, 산불, 흉작 등으로 이어지고, 지구 곳곳을 동시에 덮치면 글로벌 공급망에 타격이 불가피해 식량 위기로 번질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는 곡창지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치르면서 식량난이 이미 현재진행형이다.
일각에서는 폭염 원인으로 대류권 상부나 성층권 하부의 강한 공기의 흐름인 제트 기류가 약해졌다는 배경을 꼽는다.
온난화 영향으로 북극권 기온이 올라가면서 중위도와의 온도차가 작아졌고 이에 지구의 대기가 제대로 섞이지 않아 이상 기후를 촉발한다는 것이다.
컬럼비아대 기후연구원 카이 콘후버는 이같이 위아래 지역의 온도 차이가 작아지고 기류 속도가 느려지면서 폭염이나 폭우 같은 극단적인 날씨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콘후버는 "폭염이 더 오래 지속될수록 자연과 사회 체계를 막다른 곳으로 몰아갈 것"이라며 "기후변화는 전 세계가 극단적이고 동시에 일어나는 이상기후 현상을 더 많이 보게 된다는 걸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kit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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