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내달 러·미얀마 공동주최 아세안 대테러회의 불참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호주가 내달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와 미얀마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대테러 실무진 회의에 11년 만에 처음으로 불참한다고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이 23일 전했다.
호주는 피터 더튼 국방장관 시절인 작년에 아세안 10개국과 호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뉴질랜드, 인도, 한국이 참여하는 이번 회의에 최소 2차례 화상으로 참여하기로 당초 결정했으나 이를 번복한 것이다.
더튼 전 국방장관의 당시 결정은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간 정부를 2021년 무너뜨리고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한 미얀마 군부를 정당화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호주 전 정부는 호주가 지난 11년간 이 회의를 한 번도 건너뛴 적이 없다는 사실과 역내 대테러 업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회의 참석의 당위성을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출범한 호주 신임 정부는 회의 참석 여부를 묻는 디오스트레일리안의 질의에 화상으로든, 대면으로든 "내달 20∼21일 열리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대테러 전문가실무진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회신했다.
다만, 국방부 대변인은 리처드 말스 국방장관이 향후 열릴 각료급 회의에도 불참할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작년 1월부터 아세안 대테러 실무그룹의 공동 의장국을 맡는 미얀마와 러시아 군대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 참여국을 상대로 실전 교육과 대테러 모의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내달 열리는 실무진 회의는 러시아가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처음 열리는 것이다. 서방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고위 인사들과 군대, 러시아 경제를 상대로 제재를 쏟아붓고 있으며, 호주도 이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호주가 모스크바 회의 불참을 결정한 것은 미얀마 군부 정권의 참여 때문인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때문인지는 불분명하지만, 미얀마 민주화 활동가들은 호주의 조치를 반겼다.
미얀마 민주화운동 단체인 '미얀마를 위한 정의'의 야다나르 마웅 씨는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나라들은 처벌받지 않고 전쟁범죄와 인도적범죄를 계속 저지르는 미얀마 군부를 대담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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