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10시부터 일부 상품 약관대출 한도 50%로 낮춰
금융당국, 과도한 대출 자제·손실능력 확충 적극 유도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이지헌 기자 = 금융당국이 금융사들에 건전성 관리를 주문하고 나선 가운데 삼성화재가 리스크 관리를 위해 해지환급금이 줄어드는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에 대한 한도 축소에 나섰다.
2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오는 23일 오후 10시부터 '무배당 삼성80평생보험' 등의 상품에 대한 약관대출 한도를 기존 해지 환급금의 60%에서 50%로 낮춘다.
해당 상품은 '무배당 유비무암보험', '무배당 삼성Super보험', '무배당 삼성 올라이프 Super보험' 등이다.
약관대출은 가입한 보험의 해약환급금 50~90% 범위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대출 심사가 필요 없어 급전이 필요한 고객들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으며 중도 상환 수수료나 연체이자도 없다.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과 비슷한 개념이긴 하지만 사실상 담보대출이기 때문에 상환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가 없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고객의 과도한 약관대출이 보험 해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한도를 조정하기로 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해지환급금이 줄어들면 향후 약관대출 원리금이 해지환급금을 초과할 수 있고 이때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보험 해지가 발생할 수 있어 약관대출 한도를 조정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늘면서 지난해 보험사의 약관대출은 63조5천억원에서 65조8천억원으로 3.6% 증가했다.
보험사별로는 한화생명의 지난해 약관대출 규모가 7조2천69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교보생명(6조3천528억원), 신한라이프(5조428억원), 삼성화재(4조1천403억원), NH농협생명(3조5천242억원), 현대해상(3조1천267억원), DB손해보험(2조9천905억원) 순이었다.
한편, 금융당국은 금리 급등 등 대내외 악재가 쏟아짐에 따라 보험사들의 과도한 대출 자제 및 자본 건전성 확충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계획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6일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 금융사의 건전성 및 유동성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을 당부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RBC)이 급락하자 대손충당금과 관련한 제도 개선에 나서면서 보험사 스스로 자본 적립을 통해 손실 능력을 확충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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