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없는 첫 '아버지의 날'…묘지 찾은 우크라 아이들
젤렌스키, 소셜미디어에 부모와 아이들 사진 게시…장병에 "고통 참아달라"
(서울=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러시아 침공으로 아빠를 잃은 우크라이나 아이들이 '아버지의 날'을 맞아 전사자 묘지를 찾아 슬픔을 달랬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6월 셋째 주 일요일인 이날 아버지의 날에 우크라이나 전쟁 전사자 유족들은 서부 도시 리비우 외곽에 있는 군사 묘지를 찾았다.
슬픔에 잠긴 유족 중에는 어린아이들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의 많은 아이에게 이날은 '아빠 없는 첫 아버지의 날'이었다.
엄마와 함께 이곳을 찾은 마리아(8)는 "엄마가 골랐다"며 무덤 나무 십자가 곁에 사탕을 놓아두기도 했다.
눈물로 눈이 부은 한 여성은 수십 명의 어린이가 이곳을 지나가는 것을 목격했다며 "그냥 끔찍하다"고 말했다.
주검으로 돌아오는 전사자들이 늘면서, 아이들의 '아빠 애도 행렬'은 계속될 것이라는 슬픈 전망도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가장 소중한 존재를 보호하고 지키는' 아버지 사진 10장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우크라이나 장병이 대피소에서 아이에게 뽀뽀하는 모습, 열차 좌석에 앉아 울기 일보 직전인 아이에게 한 남성이 창문을 통해 손을 벌린 채 인사하는 장면, 한 장병이 군복을 입은 채 갓 태어난 아기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모습도 담겼다.
전쟁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행복과 함께 엄청난 책임이 따른다"는 메시지를 모국어와 영어로 남겼다.
그러면서 장병들을 향해 "아이들과 가족, 그리고 국가를 위해" 현재의 고통을 참아달라고 호소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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