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대마 마약류 제외 결정 '후폭풍'…이슬람계도 우려
"아이들 대마 사용 통제할 방법 없어"…반대 단체 구성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이슬람계가 최근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한 정부의 결정에 대해 우려의 입장을 나타냈다.
17일 일간 카오솟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25개 이슬람 단체들은 지난 15일 남부 송클라 주에서 모임을 하고 '비윤리적 법과 제도 반대 협회'를 창설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붓사야마스 잇다눈은 아이들이 대마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통제할 규칙이 없다고 지적했다.
대마 합법화 관련 법안에 아이들의 대마 사용을 제한하는 조항을 넣는데는 12개월가량이 걸릴 것이라면서, 그동안 아이들이 대마에 중독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얄라주에서 온 교사 누라하스마 찬펜도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고 뭐든지 시도해보려 하기 때문에 대마를 합법화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지난 14일에는 송끌라주 공과대학의 무슬림 학생들과 교사들이 모여 정부의 대마 규제 완화 조치를 비판하고, 대마 합법화 법안에 찬성 의사를 밝힌 무슬림 의원들에게 결정을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태국 정부는 지난 9일부터 가정에서도 대마 재배를 허용했다.
올해 1월 25일 태국마약청이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하고, 이 조치가 왕실 관보에 게재된 뒤 120일이 지나면서 효력을 발휘한 데 따른 것이다.
대마 제품이 향정신성 화학물질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을 0.2% 넘게 함유했을 경우에만 불법 마약류로 분류돼 취급이 제한된다.
그러나 의료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특히 아이들과 젊은이들의 중독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태국 왕립 소아과의사 협회는 성명을 내고 대마 재배 합법화가 젊은이들에게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우려한다고 밝혔다.
솜삭 롤렉하 회장은 20세 미만은 대마 추출물을 흡입해서는 안 되며, 그렇지 않으면 행동·감정은 물론 정신 건강에도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건부 의학국의 솜삭 악신 사무총장도 지난 13일 대마를 의료용이 아니라 단지 즐기기 위해 피우는 것은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으며, 특히 25세 이하 젊은이들에게는 더욱 그렇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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