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안보전문가 "푸틴 와병설 근거 없어…건강염려증 환자일 뿐"
암·파키슨병 등 소문에 "걷는 모습이나 사진만 봐선 몰라"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정말 아픈 게 맞는 걸까?
그간 푸틴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상황에서 국방·안보 전문가인 마이클 클라크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전 소장은 15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가능성을 일축했다.
클라크 전 소장은 푸틴 대통령이 췌장암 등 암에 걸렸는지, 파킨슨병에 걸렸는지 등을 사람들이 궁금해한다고 전하면서 이 소문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여러 사람과 이야기해봤는데 이들 모두 푸틴 대통령이 걷는 걸 봐선 파킨슨병인지 알 수 없고 사진만 봐서는 암 증상을 발견할 수도 없다고 말한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말해서 푸틴 대통령은 단지 건강염려증 환자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절대 멀리 있지 않은 소규모 의료진이 따로 있는 걸로 안다"며 "푸틴 대통령은 움직일 때 의료진을 대동한다"고 말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누군가와 상담하기 위해 미팅 도중 종종 자리를 뜬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부연했다.
클라크 전 소장는 "10월 7일 푸틴 대통령은 70세가 된다"며 "그는 보톡스를 꽤 심하게 맞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난 항상 그가 살아있을 때 자신을 (보톡스로) 방부처리하려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보톡스를 많이 맞는다"고 했다.
만약 푸틴 대통령이 아픈 상황이 되면 어떻게 될 것 같냐는 질문에 클라크 전 소장은 "러시아 입장에서는 대통령이 물러나고 니콜라이 파트루세프 러시아 안보위원회 서기가 전쟁을 맡는다고 말하는 게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파트루세프 서기는 1970년대부터 푸틴 대통령과 함께한 최측근이다.
구소련 정보기관 국가보안위원회(KGB) 시절 푸틴 대통령과 함께 근무했으며, 1999~2008년 푸틴 대통령을 대신해 후신인 연방보안국(FSB)을 이끌었다.
클라크 전 소장는 "이는 최소한 서방이 무언가를 같이 할 수 있는 얼굴이 바뀌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건 진짜 부차적인 가능성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국가 안팎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암이나 파킨슨병을 앓는다거나 그의 얼굴이 눈에 띄게 부어있어 스테로이드를 복용했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또 크렘린궁에서 탁자를 꽉 붙든 채 참모와 면담하거나 전승절 행사 당시 부자연스럽게 걷는 모습 등이 포착되면서 와병설이 증폭됐다.
지난달 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프랑스 TF1방송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을 일축한 바 있다.
당시 라브로프 장관은 "푸틴 대통령을 화면에서 볼 수 있고, 말하는 걸 다 들을 수도 있다"며 "제정신인 사람들은 그한테서 무슨 병에 걸린 징후를 봤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it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