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팬데믹 기간, 알차게 사용했어요"
"세계 공연 중단된 뒤 레퍼토리 연구 계속…바로크까지 확대"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는 밀려 들어오는 공연 요청을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바쁜 연주자였다.
2019년 도이체 그라모폰을 통해 전 세계에 발매된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와의 듀오 앨범이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각국의 공연장이 문을 닫으면서 변화가 생겼다.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위해 미국 뉴욕에 체류 중인 김봄소리는 15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팬데믹 기간 음악에 대한 연구를 깊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 유럽에서 가장 큰 음악 축제로 꼽히는 독일 라인가우 뮤직페스티벌에서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5곡을 전곡 연주한 것이 변화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봄소리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만큼 더욱 어려운 모차르트 협주곡 전곡 연주에 도전한 것은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차르트 협주곡을 준비하면서 많이 배웠고, 자신감도 생겼다"면서 레퍼토리가 넓어졌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그는 헨리크 비에니아프스키와 막스 브루흐 등 낭만주의 성향의 작품으로 각종 무대에 섰지만, 올해부터는 바로크 음악 등 기존에 연주하지 않았던 곡들을 연주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예전에는 바로크 곡을 많이 연주하지 않았다"며 "비발디 등 바로크 시대 음악은 대중적이지만 연주자 입장에서는 반드시 구조적인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낭만주의 작품의 경우 연주 시 감정에 집중해야 하는 반면 바로크 음악은 감정에 치우치는 연주보다는 형식에 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봄소리는 뉴욕 공연 이후 계속되는 유럽 공연에서 비발디의 곡을 연주할 계획이다.
또한 스위스에서는 지금껏 자신의 레퍼토리에 없었던 베토벤의 협주곡을 연주하기로 했다.
그는 "베토벤의 협주곡은 너무 거대하고 위대하다"면서 "스위스 페스티벌 주최 측에서 베토벤의 곡을 연주해달라는 제안이 와서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국 여성 연주자로서는 처음으로 도이체 그라모폰과 전속 계약을 맺은 김봄소리는 팬데믹 기간에도 레코딩을 쉬지 않았다.
덴마크 국립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한 덴마크의 국민 작곡가 카를 닐센의 협주곡은 내년에 발매될 예정이다.
또한 올해에는 새 솔로 앨범을 녹음할 계획이라고 했다.
올해 말까지 미국과 유럽에서 빽빽하게 잡혀있는 공연 일정을 감안한다면 물리적으로 만만치 않아 보일 수도 있지만 무대를 즐기고 있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김봄소리는 "팬데믹이 끝난 뒤 정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이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진다"면서 "공연에 대한 열망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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