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3분기 전기요금 인상 요구…제도 개선도 촉구(종합)
연료비 조정단가 상·하한폭 확대·미수금 정산 도입 요청
3분기 인상 전망에 무게…내달 인상시 가스요금과 동시에 올라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한국전력[015760]이 16일 정부에 3분기 전기요금 인상과 함께 전기요금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한전은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에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내역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전기요금 인상을 요구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 조정요금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분기마다 논의되는 연료비 조정단가의 인상을 요구한 것이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인상폭이 직전 분기 대비 kWh(킬로와트시)당 최대 ±3원인데 한전은 최대치인 3원 인상을 요구했다.
한전은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과 함께 전기요금 제도 개선도 건의했다.
한전이 건의한 제도 개선 방안은 현재 분기당 3원, 연간 5원으로 제한된 연료비 조정단가의 상·하한폭을 확대하는 것이다.
또 소비자 보호 등을 위해 불가피하게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을 유보할 경우 향후 미반영된 요금을 미수금으로 정산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최근 연료비 급등 폭을 반영해 기준연료비를 재산정할 것도 요청했다.
정부는 이미 올해 기준연료비를 4월·10월 두 차례에 걸쳐 kWh당 4.9원씩 총 9.8원 올리기로 했는데 인상폭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한전의 입장이다.
한전은 적정원가와 적정투자보수를 반영한 총괄원가 방식의 전기요금 정산도 주문했다.
한전은 "최근 유례없는 국제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기존 연료비 연동제 가동만으로는 현재의 재무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며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3원 인상뿐만 아니라 전기요금 제도 개선 방안도 정부에 협의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석탄·석유·액화천연가스(LPG) 등 발전 연료비가 급등한 탓에 전력구매 비용도 덩달아 많이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판매 가격인 전기요금은 그에 비례해 인상되지 않아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전은 올해 1분기에만 이미 7조7천86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적자액 5조8천601억원 대비 약 2조원 많은 것이다. 전기요금을 그대로 두면 올해 연간 적자가 3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통상 연료비 조정단가는 소관 부서인 산업부가 물가 당국인 기재부와 협의해 결정한다.
기록적인 수준의 물가는 가계와 자영업자에게 큰 부담이지만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전기요금 인상 불가피론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인상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동안 억눌러 왔지만, 인상 시기가 늦어질수록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는 만큼 인상을 단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뒤로 밀릴수록 부담이 커지고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도 전날 국회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정책 방향 당·정 협의회' 이후 언론 브리핑에서 "물가 안정을 위해 그 부분(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할 순 있지만 그럴 경우 시장 기능이 왜곡되므로 정부에서 적절히 판단해서 (하되), 전기요금 인상은 지금 불가피한 상황이 아닌가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은 오는 21일 3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와 폭을 공식 발표한다.
실제로 3분기 전기요금이 인상될 경우 내달 가스요금과 동시에 올라 가계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에는 민수용(주택용·일반용) 가스요금의 원료비 정산단가가 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1.90원으로 지금보다 0.67원 인상된다.
도시가스 요금은 발전 원료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입단가인 '원료비'(기준원료비+정산단가)와 도소매 공급업자의 공급 비용 및 투자 보수를 합한 '도소매 공급비'로 구성되는데 이 중 원료비 정산단가가 오르는 것이다
정산단가는 지난 5월 0원에서 1.23원으로 인상됐고 오는 10월에는 1.90원에서 2.30원으로 0.40원 더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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