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우주 발사체' 임박 위성사진 포착…기립 완료
최근 IAEA와 핵시설 감시카메라 놓고 긴장 고조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이란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과 직접 연계될 수 있는 '우주 발사체' 발사 실험에 임박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AP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촬영된 상업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의 위성사진을 보면 이란 북부 외곽 셈난주의 이맘 호메이니 우주발사터미널에 발사체가 기립한 채 발사대에서 준비를 마친 모습이다.
앞서 촬영된 이미지에는 발사체가 이동차량(트랜스포터)에 실려 발사대로 이동하는 장면 등이 담겼다.
존 크르지자니아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연구원은 사진에 대해 "사용된 발사대 등을 토대로 보면 이란은 (고체연료 방식) 위성 발사체 '줄자나'의 시험 발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로켓 발사를 준비 중인지에 대해 미국 뉴욕의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앞서 5월 이란이 내년 3월 자체 기술로 생산한 인공위성 7기를 보유하게 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란 국방부 관계자도 줄자나를 시험 발사할 수 있다는 계획을 언급한 바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란은 같은 발사대에서 최근 수년간 '시모르그 로켓 발사 프로그램'을 통해 5차례 발사체를 시험했지만,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리지는 못했다.
이번에 발사를 준비 중인 이맘 호메이니 우주발사터미널은 2019년 2월 화재로 연구자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곳이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재에) 미국은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트위터에 발사장 사진을 공개, 기밀 유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발언은 또한 역설적으로 이란의 발사 실패에 '미국 관여 가능성'을 암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최근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거센 갈등을 겪고 있어 이날 로켓 발사 실험 준비 정황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란은 앞서 자국 내 핵시설에서 감시 카메라 27대를 제거하겠다고 발표했다. IAEA 이사회가 '미확인 핵시설'과 관련해 이란을 규탄하는 성명을 내놓자 카메라 운영 중단으로 응수한 것이다.
이들 카메라는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따라 이란의 핵 활동 감시를 위해 설치됐었다.
서방은 핵합의를 복원하려고 협상하면서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도 국제사회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미 국방부 대변인인 롭 로드윅 소령은 "미군은 이란의 우주발사 기술 연구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할 것"이라며 "그 기술이 어떻게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직전에 연계되는지도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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