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매매 중단위해 원칙 세울 것"…UNHCR 등 "비인간적" 비난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정부가 목숨을 걸고 영불해협을 건너온 난민 신청자 등을 아프리카 르완다로 보내는 계획을 강행한다.
영국에서 난민 신청자와 불법 이주민 등을 태운 르완다행 첫 비행기가 14일(현지시간) 출발한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은 이날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오늘 비행기가 출발할 예정"이라며 "중요한 것은 우리가 원칙을 세운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러스 장관은 "우리는 끔찍한 인신매매 사업 모델을 깨기로 결정했다"며 "몇 명이 타게 될지는 모르지만 이번 비행기를 타지 않으면 다음 비행기를 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두 달 전 르완다와 5년간 1억2천만파운드(약 1천881억원) 규모 계약을 맺고 불법으로 들어온 난민 신청자와 이주민들을 르완다로 보내서 난민 심사를 받게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르완다에서 난민 지위를 얻으면 약 5년간 교육 등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난민 인정을 못 받으면 다른 이민 절차를 밟을 수 있지만 추방될 수도 있다.
대상은 대체로 불법적이고 위험한 경로로 들어온 젊은 홀몸 남성이다.
영국 정부는 영불해협을 건너다가 목숨을 잃는 일을 막으려면 필요한 정책이라고 주장하지만, 각계에서 비인간적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심지어 영국 성공회 지도부 전원이 전날 더 타임스 기고문에서 영국을 부끄럽게 하는 비도덕적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르완다의 인권 상황 자체가 검증 대상이며, 르완다에 간 이주민들은 고국으로 보내질 우려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르완다 이송 정책 자체를 막으려는 시도는 전날 항소 법원에서 기각됐지만 개별적으로는 상당수가 법적 다툼을 거쳐 이날 비행기 탑승을 피할 수 있게 됐다.
한 시민단체에 따르면 탑승자가 당초 37명에서 7명으로 줄었으며 추가로 3명은 아직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르완다 이송 정책 합법성을 따지는 정식 재판은 다음 달에 열린다.
영국으로 건너오는 불법 이주민과 난민 신청자들은 2020년 8천404명에서 2021년 2만8천526명으로 급증했다.
4명 중 3명은 18∼39세 남성이다. 2019년엔 이란인이 66%로 가장 많았는데 2021년엔 30%로 줄었다. 이밖에는 이라크, 에리트레아, 시리아 출신이 많다.
지난해에는 난민들이 탄 고무보트가 가라앉으면서 여성·어린이를 포함해 27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서 영국과 프랑스가 책임을 두고 서로 날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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