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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는 파킨슨병 우울증, 유발 '신경 회로'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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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는 파킨슨병 우울증, 유발 '신경 회로' 따로 있다
시상-기저핵 3개 신경 회로, 각각 다른 증상에 개입
혈압강하제 아세틸콜린 쓰면 회로 조작 가능
미국 MIT 연구진, 저널 '네이처'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파킨슨병은 몸을 움직이는 데 장애가 생기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파킨슨병 환자는 보통 신체 부위의 떨림, 몸의 균형 상실, 동작 개시의 어려움 같은 증상을 겪는다.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파킨슨병 환자에겐 동작과 관련이 없는 증상도 나타난다. 바로 유사 우울증이다.
파킨슨병의 운동 기능 장애와 비운동 중상의 발달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3개의 신경 회로가 뇌의 시상(視床ㆍthalamus)에서 발견됐다.
여기엔 보상 체계 이상, 즉 유사 우울증에 관여하는 신경 회로도 포함된다.
이미 혈압강하제로 쓰이는 신경전달물질로 이들 회로를 조작하면 파킨슨병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도 생쥐 모델 실험에서 확인됐다.
이들 시상 신경 회로가 새로운 파킨슨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파킨슨병에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다.
미국 MIT(매사추세츠공대) 과학자들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지난 8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Nature)에 논문으로 실렸다.





대뇌 반구와 중간뇌 사이에 위치한 시상은 감각 정보의 입력과 운동 정보의 출력이 이뤄지는 중추 기관이다.
특히 시상하부(hypothalamus)와 그 아래의 뇌하수체는 우리 몸의 항상성을 조절한다.
또 시상상부(epithalamus)의 송과체는 멜라토닌 호르몬을 분비해 수면 패턴 등 생체 주기를 제어한다.
파킨슨병의 발생과 진행에 시상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건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메커니즘에 대해선 밝혀진 게 거의 없었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펑 궈핑 교수는 "파킨슨병의 여러 증상이 시상의 신경회로 수준에서 어떻게 생기는지 이해해야 더 효과적인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MIT 맥거번 뇌 연구소의 부소장인 펑 교수는 하버드대와 MIT가 함께 운영하는 브로드 연구소의 일원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먼저 시상 수판 내핵의 뒤쪽 부위, 약칭 'PF(parafascicular) 시상'이 뇌의 다른 영역과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추적했다.
과학자들은 이 부위의 뉴런들이 기저핵(basal ganglia)의 서로 다른 세 부위를 향해 삐죽 나와 있다는 걸 알아냈다.
기저핵엔 동작 제어 등에 관여하는 꼬리 모양 피각(CPu), 시상하부 핵(STN), 중격 측좌핵(NAc) 등이 몰려 있다.
PF 시상과 기저핵이 연결된 이들 회로는 각각 다른 기능을 수행했다.
CPu 회로는 일반적인 이동 능력에 관여했다. 생쥐 모델의 CPu 회로를 억제하면 우리 안을 도는 데 더 오래 걸렸다.
STN 회로는 새로운 동작 기술을 익히는 데 필요했다. 이 회로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 생쥐는 회전하는 막대기 위에서 균형 잡는 걸 배우지 못했다.
그런데 NAc 회로는 동작이나 이동과 전혀 상관이 없었다.
이 회로를 억제하면 멀쩡하던 생쥐가 우울증과 비슷한 행동을 했다. 실제로 생쥐는 보상으로 주어진 설탕물에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중뇌의 도파민 생성 뉴런을 제거한 '파킨슨병 모델' 시험에서 신경 회로 조작의 효과가 확인됐다.
CPu 회로를 활성화하면 생쥐의 이동이 전반적으로 줄었고, STN 회로를 억제하면 회전 막대 균형잡기를 잘하지 못했다.
또 NAc 회로를 교란하면 의욕 상실 같은 유사 우울증 증상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세 신경 회로를 구성하는 PF 시상의 뉴런 집단에 각각 다른 유형의 콜린 수용체(cholinergic receptor)가 발현한다는 걸 확인했다.
혈압강하제로 널리 쓰이는 아세틸콜린을 이용하면 이들 뉴런을 자극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 회로의 자극과 억제가 모두 필요하다는 걸 시사한다.
이에 맞춰 신경 회로를 조작하면 파킨슨병 증상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일 거로 연구팀은 기대한다.
주목할 부분은 이동 및 동작 학습 장애뿐 아니라 유사 우울증도 이 범주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생쥐의 시상 신경 회로에서 발견한 것과 같은 유형의 신경세포가 비 인간 영장류의 뇌에 존재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현재는 RNA 시퀀싱(염기서열 분석) 기술로 이 유형의 뉴런에 어떤 유전자가 발현하는지 찾고 있다.
che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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