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치권, 2030년까지 美핵잠수함 2척 도입 놓고 공방
"미국 건조사 사정상 물리적으로 어려울 듯" 전망도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호주가 2030년까지 미국에서 2척의 핵잠수함을 도입할 수 있는지를 두고 호주 정치권에서 공방이 오가고 있다.
지난달 21일 총선 전까지 국방부 장관이었던 피터 더튼 자유당 대표는 9일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에 보낸 기고문에서 안보 공백을 메우기 위해 2030년까지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2척을 미국에서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했었다고 밝혔다.
이는 호주가 미국, 영국과 함께 안보 동맹체 오커스(AUKUS)를 창설할 때 2040년 이후에 핵잠수함을 도입하기로 한 것보다 10년 이른 것이다.
더튼 대표는 현재 호주 해군이 운용하는 콜린스급 잠수함이 2038년부터 퇴역하는 탓에 2040년 이후 핵잠수함이 도입되면 전력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면서 현 노동당 정부가 조만간 국익에 반하는 결정을 할까 우려돼 이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 기고문에 대해 호주 정부는 크게 반발했다.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더튼 대표가 기밀을 누설했다며 오커를 흔들어 국가 안보에 해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말스 부총리는 더튼 대표가 정파적 이익을 위해 국가안보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으며, 모든 선택지가 협상 테이블 위에 올라 있다"고 덧붙였다.
전 정권에서 그와 같은 핵잠수함 도입 계획을 추진했다고 한들, 지금은 정권이 바뀌었으니 내용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또 "2040년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며 콜린스급 잠수함 퇴역에 따른 안보 공백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해소하기 위해 콜린스급과 비슷한 재래식 잠수함 선대를 보충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 잠수함 생산업체의 사정상 단기간에 2척의 핵잠수함을 호주에 인도하기엔 물리적으로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디오스트레일리안은 호주가 2030년까지 핵잠수함을 확보하는 데에는 미국 잠수함 제조사들이 얼마나 서둘러 주느냐도 중요한데, 현재 미군도 핵잠수함 확보를 서두르는 터라 제조사들이 호주에 이른 시일 내에 인도할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복수의 미국 정부 보고서를 인용, 일렉트릭 보트와 헌팅턴 인걸스 인터스트리 등 미국의 잠수함 건조사 2곳이 현재도 미국 해군의 납품 일자를 맞추지 못해 허덕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 해군은 1년에 버지니아급 잠수함 2척씩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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