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찾은 김희중 대주교 "북한 압박만으론 한반도평화 요원"
교황청 종교간대화부 총회 참석…"세계평화 위해 종교간 평화 긴요"
(바티칸=연합뉴스) 박수현 통신원 = 한국천주교회 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가 남북 간 대화를 통한 상생·협력을 강조했다.
교황청 종교간대화부 총회 참석차 바티칸을 방문한 김 대주교는 9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북한을 압박하는 것으로는 평화를 이룰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주교는 그러면서 "요즘 교회의 화두는 '함께 걸어가는 여정'이라는 뜻의 '시노달리타스'(synodalitas·공동합의성)로 우리 민족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아울러 정치·외교적 환경과 관계없이 북한에 대한 한국 천주교 차원의 인도주의적 지원·교류 협력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가톨릭계 자선단체 '카리타스'를 통해 이뤄져 오던 대북 지원 사업이 코로나19 사태로 한동안 중단됐지만 지금도 북측과 계속 연락을 시도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오는 10월에는 미국천주교주교회의 주최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 심포지엄'이 개최될 예정이며 이 자리에 한국 주교들도 대거 참석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교황청 종교간대화부 위원 자격으로 6∼8일 총회에 참석한 김 대주교는 세계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종교 간 평화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종교 간 평화 없이 세계 평화도 없다고 한 독일 신학자 한스 큉 신부의 말을 요즘 더 절감하고 있다"며 "강대국 간 패권 다툼보다 종교 간 갈등으로 지구촌에 더 많은 전쟁이 발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프란치스코 교황도 종교간대화부 위원들과의 만남에서 이웃 종교인과 형제애의 정신으로 이해하고 존중할 것을 강조하셨다며 "종교 간 대화는 기술적 기교보다 마음을 다하는 신뢰를 쌓아야 더 튼튼하게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우리나라의 종교 간 공존 상황에 대해선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대주교는 "우리나라가 다종교 국가임에도 종교 간 갈등이 심각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세계 여러 나라가 평화롭게 종교 간 대화를 이어가는 한국 상황에 부러움을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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