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대관팀 꾸린 LG엔솔…글로벌 공급망·친환경 정책 대응 강화
전담 조직 신설해 리콜 이슈 등 대응…해외네트워크 강화 잰걸음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해외 대관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해외 네트워크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미국과 유럽의 친환경 정책 이슈에 적극 대응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대관 조직 내에 해외 대관팀을 신설했다.
대관 업무란 말 그대로 국회나 정부부처 등 관(官)을 상대하는 업무를 말한다.
신설된 해외 대관팀은 현지 법인의 대관팀과 함께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전기차 리콜 이슈 및 전기차 보조금 지급 정책과 관련한 대응 업무를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지 파견 직원들의 업무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각 지역 지사들의 대관 이슈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이 해외 대관 전담 조직을 만든 것은 회사의 장기적 투자 전략과도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급속도로 성장하는 북미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함께 캐나다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하고, 미국 내 배터리 단독공장도 추가로 짓기로 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캐나다 합작법인 출자 비용은 14억6천400만달러(약 1조7천800억원), 미국 애리조나주 단독 배터리 공장 투자 비용은 10억8천400만달러(약 1조3천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현지 대관의 중요성도 더욱 커졌다. 미국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공급망 질서가 재편될 수 있고, 사업 운영 방향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북미에서만 순수 전기차 250만대에 탑재할 수 있는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게 되는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친환경차 정책으로 가속화되는 북미 전기차 시장을 발판 삼아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을 추격한다는 방침이다.
다른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SDI[006400]도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에 25억달러(약 3조1천625억원) 이상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기로 했다.
SK온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 포드와 손잡고 미국에 이어 터기에도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설립하기로 했다.
이처럼 해외 생산 기지를 확장하고 투자를 늘려가는 과정에서 해외 대관 역할도 점차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성장성 등을 고려할 때 해외 대관 전담 조직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환경 정책은 바이든 대통령이 워낙 강조하는 부분이고, 배터리 업체뿐 아니라 미국에 진출한 모든 업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기업들마다 해외 대관 업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룹 차원에서도 해외 대관 조직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있다.
LG그룹은 올해 초 미국 워싱턴D.C.에 대외협력 사무실을 열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백악관의 부비서실장을 지낸 조 헤이긴을 영입했다.
삼성전자도 올해 3월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를 북미지역 대외업무를 총괄하는 북미대외협력팀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리퍼트 부사장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4년부터 2017년 1월까지 주한 미국대사를 지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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